시공간 초월 장점…배우-관객 직접 호흡 단절 '한계'
배리어프리 버전 제공…"다수 관객과 소통 기대"
배리어프리 버전 제공…"다수 관객과 소통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국립극단 네 번째 극장이 온라인으로 문을 열었다.
국립극단은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온라인 극장'을 1일 오후 2시에 개관했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범서비스를 포함해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쳤다"면서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연극 관람의 동기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극장을 개관하게 됐다"고 온라인 극장 개관 취지를 설명했다.
온라인 극장은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이다. 국내 연극 단체가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국립극단이 처음이다.
김 예술감독은 온라인 극장의 특징으로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 민간 및 지역 극단의 우수 작품 영상 제공, 수도권 이외 관람객에게 국립극단 작품 소개 등을 꼽았다. 이를 통해 연극 관객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극장은 개관과 함께 '파우스트 엔딩' 'X의 비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스카팽' 등 총 5편을 공개했다. 추후 '소년이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경우 다양한 시점을 활용한 기본 버전 외에 장면 전환을 최소화해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디렉터스 컷' 버전을 함께 공개했다. '스카팽'은 장애인 관객을 위해 화면해설, 수어통역 버전을 마련했다.

국립극단은 팬데믹 상황에서 관객과 만나기 위해 유튜브 생중계, 공연 실황 영상 송출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김 감독은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렸어도 온라인 극장은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며 "이제 시작했지만 추후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처럼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창작자들은 온라인 극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고선웅 연출은 "연극을 영상에 담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처음에는 영상이 연극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공연은 관객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카메라 운용을 잘 구상하면 연극의 본질을 덜 훼손하고 영화를 흉내 내지 않는 연극만의 영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X의 비극'과 '스카팽'의 임도완 연출은 "영상과 연극을 융합할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결국 모든 것은 예산과 연결돼 있다. 국가가 지원해준다면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형식의 영상을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보 감독은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것이 본질이다. 하지만 온라인 극장은 시공간을 초월해 다수의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으로 연극을 만난 관객이 극장을 찾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날 소감에 대해 김명기 배우는 "2년간 관객을 온전하게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무대 위 공연에 목마른 관객과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극장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작품당 가격은 9천900원이며, 최초 재생 후 3일간 국내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극장 개관을 기념해 오는 7일까지는 6천600원에 제공한다. 최대 3개 기기를 등록할 수 있고, 결제 후 7일 이내 재생해야 한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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