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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지구 찾은 오세훈 "문화재보존·개발, 분명 양립 가능"(종합)

연합뉴스입력
'종묘 경관 훼손' 주장 반박…주민 100여명과 간담회 "녹지공간, 도시생활에 위로와 위안"…사업 필요성 강조

'종묘 경관 훼손' 주장 반박…주민 100여명과 간담회

"녹지공간, 도시생활에 위로와 위안"…사업 필요성 강조

오세훈 시장, 세운지구 주민과 간담회(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를 방문,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고층 개발로 인한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세운재정비 촉진지구에서 주민들을 만나 "문화재 보존과 도시 개발은 양립 가능하다"며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서울의 중심은 대한민국이고 이곳 종로는 서울의 심장이자 중심"이라며 "재생이 아니라 쇠락과 침체, 보존이 아니라 방치의 정책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고 종로에 다시 한 번 발전의 숨결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또 "녹지공간은 팍팍한 도시생활에 위안과 위로를 주는 공간"이라며 "국가유산과 문화재를 보존하고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도시를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것은 분명히 양립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세운지구 내 종로24길과 돈화문로2길을 거치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낡은 건물과 전선이 복잡하게 얽힌 전신주 등을 살펴보고 나서 세운상가 3층으로 이동해 주민들을 만났다.

이번 간담회는 세운지구 노후 지역 현황을 확인하고 정비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사업 현황을 브리핑하고, 지역 주민 100여명과 생활 불편, 안전 우려, 사업 추진 과정의 어려움을 논의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세운지구 방문(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2025.1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은 "지금 토지주들은 월세 수입이 끊기고 이주대책비 대출금은 이자가 원금에 맞먹을 지경에 이르러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니 주민들을 설득하지 말라"고 했다.

오 시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신청하는 주체는 SH지만,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주민이 동의해야 청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주민이 동의할 생각이 없다면 시에서 요청드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치 이곳을 시의 계획대로 발전시키면 세계문화유산에서 취소될 것처럼 선동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건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발과 문화재 보존을 양립하는 방안을 찾는 게 정부 당국자가 해야 할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세운4구역 개발을 두고 "해괴망측한 일"이라고 말했던 것을 두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의 삶의 터전이고 재산인 이 지역이 바뀌는 게 해괴망측한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오 시장은 "어느 지역이든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그룹이 형성되면서 추진 동력이 처지게 되는데, 다행스럽게 세운지구는 모두 이 사업을 찬성해주고 있다"며 "굉장한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세운지구 방문(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2025.12.4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오 시장이 직접 세운지구를 방문한 것은 이 일대 개발과 재정비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경관 훼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다. 세운지구는 노후화로 30년 이상 된 건축물이 97%, 목조 건축물이 57%를 차지해 개발 필요성이 언급돼왔으나 개발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올해 10월 말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완화한다는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을 고시했다. 세운4구역은 종로와 청계천에 면해 있는데, 시는 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은 시의 계획대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크게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오 시장의 사업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는 경관 훼손 우려가 과도하게 부풀려졌으며 건물 높이 제한을 상향하지 않으면 경제성도 낮고 녹지를 조성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는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통해 세운지구에 총 13.6만㎡의 도심 녹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북악산부터 종묘, 남산까지 잇는 '남북 녹지축'을 조성해 도심 경쟁력을 높이고 30년 이상 낡은 건축물이 밀집한 세운지구 안전 취약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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