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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사과 선긋기'에 국힘 다수 '침묵'…40명 정도만 개별 반성문(종합)

연합뉴스입력
'계엄사과·尹절연' 놓고 당내 이견 재확인…향후 노선갈등 예고
12.3 비상계엄 관련 사과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이성권, 김용태 등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12.3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유아 조다운 기자 = 12·3 계엄 1년인 3일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상이 재확인됐다.

소속 의원 107명 중 40명 정도가 이날 계엄에 대한 이른바 '반성문'을 썼다.

여기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식 사과했지만 장동혁 대표는 계엄이 '의회 폭거' 탓이라는 결이 다른 메시지를 냈다.

이를 두고 '집토끼'(지지층)와 '산토끼'(부동층)를 동시에 잡으려는 역할 분담 차원일 수 있다는 해석이 물론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공개 사과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식 자체가 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 역시 제기된다.

먼저 송 원내대표가 이날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그는 소속 의원 전원을 대표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회견장에는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을 비롯한 원내대표단만 자리했다.

소장파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의원 25명은 국회에서 별도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반성문은 재선 의원 주도의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이 입장문 초안을 작성한 뒤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뜻을 모아 낸 것이다.

여기에는 4선인 안철수 의원, 3선 김성원·송석준·신성범 의원을 비롯해 재선인 권영진·김형동·박정하·배준영·서범수·엄태영·이성권·조은희·최형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초선인 고동진·김용태·김재섭·박정훈·우재준·이상휘·정연욱 의원, 비례대표 초선인 김건·김소희·유용원 안상훈 진종오 의원도 함께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12·3 계엄 사과…의원 25명도 사과 발표

SNS를 통한 개별 사과 입장 표명도 잇따랐다.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5선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 "야당의 입법 독재와 폭주가 아무리 심각했다 해도 계엄 선포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경북 지역 재선 박형수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아무리 민주당이 비상식적 입법독주를 자행하고 있었다 해도,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국민께 불안과 혼란을 드리는 위헌적 방식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건 잘못"이라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재선 배현진 의원, 초선 한지아 의원도 사과문을 올렸다. 민주당 출신의 조경태 의원은 광주를 찾아 '윤 전 대통령 단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계엄 당시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 담벼락을 넘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였다.

반면 장 대표는 당내 여러 의원들의 요구에도 사과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12·3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말했다. 그의 계엄 성격 규정을 두고 당내에서는 "부적절한 메시지"라는 비판이 나왔으나 원외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공감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사과를 거부한 상황에서 송 원내대표의 사과는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하며 "장동혁 지도부가 지금 당원 다수의 마음을 대표하고 있는 게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60명이 넘는 의원들은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고 침묵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이른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를 놓고 이견이 계속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패가 걸린 수도권과 중원 싸움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속해서 여론이 좋지 않으면 의원들이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 사과하는 한동훈 전 대표(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열린 12ㆍ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당시 당 대표로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5.12.3 yatoya@yna.co.kr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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