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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순재, 떠나는 길도 아름다웠다…"큰 어른, 참 스승" 눈물 속 작별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입력

국민배우 이순재가 별세한 가운데, 연예계 후배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故 이순재의 빈소를 찾은 바다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한테 그냥 바다라고 안 하고 항상 '우리 바다'라고 해주셨다. 평생 선생님이 저를 그렇게 불러주신 게 너무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것이 아니고 더 지혜롭고 강해지는 거라고 하셨다"며 '바다가 바다가 될 때까지 너를 지켜야 된다', '나는 너를 믿는다' 등 이순재의 생전 조언을 전했다.
추운 날 고인을 위해 담요를 챙겼던 일화로 오랜 인연을 이어갔다는 바다는 "'내가 너보다 나이 많은 친구야' 이렇게 해 주셨다. 너무 존경스럽고 너무 사랑하는 선생님이다. 우리나라에 물론 많은 어른들이 계시겠지만 제가 정말 '아 이런 분이 어른이시구나'라고 느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려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연예계 후배들은 고인과 있었던 여러 따스한 일화를 떠올리며 추모했다. MBC '서프라이즈' 배우 김하영은 "'사람들이 너희를 재연배우라고 부르지만, 너희는 그냥 연기를 하고 있는거야' 이 말씀 하나로 위로가 되어주시고 힘이 되어주셨던 이순재 선생님"이라며 큰 격려를 보냈다고 밝혔다.
유연석 역시 "대학교 때부터 뵀었던 선생님은 정말 큰 어른이시고 참 스승이셨습니다"라며 "제가 10년 간의 무명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께서 해주신 한마디 덕분이었습니다.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적어도 10년간은 묵묵히 해낼 줄 알아야 한다'"라고 고인의 미담을 전했다.
양미라는 고인에게서 "미라 너는 색깔 있는 배우가 될 거라며 꼭 계속 공부하고 연기 놓지 말라"라는 응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조언과 애정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5일 최병길 PD는 "공교롭게도 선생님과 같은 작품을 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데 놀라웠던 것은 선생님께서, MBC 탤런트실에 있는 드라마 PD들 사진과 이름들을 다 외우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작품을 같이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라며 故 이순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걸 알게 된 건, 어느 연극 공연 무대 뒤. 그 공연은 이순재 선생님께서도 출연하시던 공연이었는데, 나는 다른 배우 응원 차 무대 뒤를 찾았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최감독! 와줘서 고마워!' 하시면서 알아봐 주시는 것이었다. 어찌나 황송하고, 감사하던지"라고 일화를 전했다.
"그 이후도 아쉽게 작품에 모실 기회는 없었으나, 일하지도 않았던 일개 연출자까지 부러 찾아 외우시고 기억하시는 모습은 정말 배우의 모습을 떠나, 진심을 다해 일하는 장인의 그것이 아니었을까. 부디 평안하시길"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이자 원로배우로서 연예계 큰 획을 그은 고인인 만큼 정치권의 애도도 이어졌다. "선생님께서 남기신 작품과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질 것이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추모글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은 2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에 이어 1965년 TBC 1기 탤런트로 데뷔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쳤다.
별세 전까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70년 가까이 다양한 연극과 드라마, 영화,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해왔다. 최근까지도 KBS 2TV 드라마 '개소리' 출연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무대에 오르며 활동을 펼쳐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수많은 연예계 동료와 후배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엄수되며 장지는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사진공동취재단, 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