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승절] 북중 車번호판에 '눈길'…김정은 향후 일정도 '주목'(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그의 자동차와 숙소 등도 눈길을 끈다.
2일 오후 4시께(현지시간) 전용열차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검은색 벤츠 마이바흐를 타고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 번호는 '7·271953'이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1953년 7월 27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을 미국을 상대로 전쟁에서 승리한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로 기념한다.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김 위원장이 '북한판 전승절' 날짜를 번호판에 새긴 셈이다.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 방문 당시 포착된 벤츠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번호판 숫자도 같았다.
3일 열병식에 등장한 중국 측 차 번호판도 눈길을 끌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탄 사열 차량 뒤로 'VA 01945'와 'VA 02025' 번호판을 단 차가 뒤를 따랐다.
'1945'와 '2025'는 각각 중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해와 전승 80주년을 뜻한다. 'VA'는 '중앙군사위원회'를 의미한다.
한편, 김 위원장은 베이징에서 북한대사관에서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 북한대사관은 올해 초 김 위원장 방문을 염두에 두고 보수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과거 3차례 베이징 방문 당시에는 중국 정부의 공식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묵었다.
그러나 현재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북한대사관과 달리 댜오위타이 주변은 상대적으로 한산해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 숙소가 대사관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3일 열병식에 검은 양복에 밝은 금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전용열차에서 내릴 때도 검은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평소 즐겨 입는 인민복이 아닌 양복을 택한 것은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시 주석과의 회담 성사 여부를 포함한 김 위원장의 나머지 방중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과거 네 차례 방중 때 김 위원장은 두 번은 1박2일간, 나머지 두 번은 3박4일간 머물렀다.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나 교통지휘센터 같은 중국의 최신 기술 발전 상황을 볼 수 있는 시설을 시찰했었다.
북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의 당면 과제인 경제 협력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에 동행한 딸 주애가 다시 모습을 대외에 드러낼지 등 김 위원장의 6년 8년 만의 방중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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