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이스라엘, 가자지구 주민 고의로 굶긴다" 진단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의도적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을 굶기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진단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구호 물품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도 22개월째 전쟁이 이어지는 이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기아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부인해왔다.
앰네스티는 가자지구 의료진의 증언을 인용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가자지구에서 의도적인 기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인의 건강, 복지, 사회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 22개월간 이스라엘이 설계하고 실행해온 계획과 정책의 의도된 결과"라며 "가자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자행하는 집단 학살(genocide)의 일부이자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앰네스티가 최근 몇 주간 가자시티 병원 2곳과 임시 캠프 3곳에 머무는 피란민 19명과 의료진 2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스라엘 군과 외무부는 앰네스티의 조사 결과에 대해 AFP에 즉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가자지구 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했다가, 5월에 봉쇄를 일부 해제하며 미국과 함께 세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만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식량이 바닥나면서 기아 위기가 악화했으며, 현재 가자지구 내 기아와 영양실조 수준은 전쟁 발발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유엔은 경고했다.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영양실조로 숨진 주민은 지난 16일까지 251명에 달했다.
구호물자 전달을 조율하는 이스라엘군 기구 코갓(COGAT)은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가자 보건부가 제시한 관련 수치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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