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첫특사 조국 부부·윤미향 포함…최지성 등 경제인도(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이밝음 기자 =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형 생활을 해온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조 전 대표는 잔형 집행이 면제되는 사면과 함께 복권도 이뤄져 정치 활동 제약도 없어졌다.
조 전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범여권 인사들도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조 전 대표를 포함한 83만6천687명에 대해 15일 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일반 형사범 1천922명(국방부 소관 2명 포함), 특별 배려 수형자 10명, 노역장 유치자 24명, 정치인·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42명, 노조원·노점상 농민 184명, 운전 관련 직업 종사자 440명 등이다.
이번 사면에는 문재인·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아 형이 확정됐던 여권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조 전 대표 부부를 비롯해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교육감, 민주당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이 모두 사면 대상이 됐다.
조 전 대표는 작년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뒤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내년 12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형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황이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의 입시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이를 고등학교 담임 교사에게 제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최강욱 전 의원은 조 전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윤미향 전 의원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받았다.

윤건영 의원은 허위 인턴 등록 혐의, 백원우 전 비서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감찰무마 혐의, 김은경 전 장관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조희연 교육감은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각각 유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최근 직접 사면·복권을 요청하고 나선 '대북송금' 사건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같은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재판이 중지된 상태인 만큼 정치적 논란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야권에서는 홍문종·정찬민·심학봉 전 의원 등이 사면·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민원을 전달하는 문자에 담겼던 인사들이다.
기업인 가운데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사면으로 풀려났다.
최 전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총 2천235억원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뇌물 공여 등 혐의로 유죄가 선고됐던 삼성전자 전직 경영진도 대거 포함됐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전 대외협력담당 전무 등이 복권됐다.
부도 위험을 숨기고 계열사 단기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도 포함됐다.
벌금을 제때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됐던 수형자 가운데 재범 위험성이 낮은 24명을 선별해 사면했다. 유아가 있는 수형자와 생계형 절도 사범, 고령자 등 특별배려 대상자 10명도 새 기회를 얻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면은 국민 화합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민주권 정부 출범 후 첫 사면을 통해 사회적 갈등이 봉합되고 국민 대통합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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