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등 "오송참사 유가족에 사과하라"…김 지사 "심려 끼쳐 죄송"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이성민 기자 =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일부 청주시의원이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2주기 추모 주간에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지사와 국민의힘 소속 김현기 청주시의장, 이완복·정태훈·남연심 시의원은 주말인 지난 12일 저녁 청주 모 식당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함께 자리한 시의원 중 한 명이 단체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사진이 외부에 퍼지자 공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이 오송 참사 2주기를 맞아 9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7일부터 추모주간을 운영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지사는 이 기간 음주 회식과 유흥을 자제하는 등 경건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충북도는 논란이 불거지자 청주 돔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마루 활용 방안 등 도정 현안에 대해 시의회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저녁 자리의 목적을 떠나 부적절한 상황을 초래해 도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김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애도 기간을 선포한 뒤 도민들에게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자고 호소했으면서 정작 자신은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이는 상당히 부적절하고,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추모주간을 갖자는 본인의 선언을 단 며칠 만에 짓밟은 김 지사는 유가족과 시민 앞에서 공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입장문에서 "김 지사는 오송 참사를 막지 못한 장본인"이라며 "술병으로 가득한 자리에서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충북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는 변명은 구차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즉시 유가족과 도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압박했다.
오송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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