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공개한 PS5 콘솔 고스트 오브 요테이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을 보며 많은 게이머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콘솔과 컨트롤러 곳곳에 새겨진 금빛 갈라짐의 정체가 무엇인지 말이다.
이 아름다운 갈라짐은 '킨츠기(金継ぎ, きんつぎ)'라는 일본 전통 예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긴쓰기는 깨진 도자기를 금이나 은으로 이어 붙여 수리하는 기법으로, 단순한 수리를 넘어 상처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일본에서는 오래된 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 문화가 뿌리 깊다. 미국 사람들이 1960년대 이전 집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옛 정취를 좋아하는 것처럼, 일본인들도 깨진 도자기를 새로 사는 것보다 훨씬 비싼 수리비를 지불하면서 키츠기를 한다. 때로는 값싼 그릇이 키츠기를 거쳐 오히려 더 값어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킨츠기의 핵심은 와비사비(훌륭한 상태에 대한 열등한 상태를 뜻하는 말로, 불완전함의 미학) 정신에 있다. 완벽하지 않은 것에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찾는 일본의 미학 철학이다. 상처나 결함을 숨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금으로 강조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깨진 자리가 그 물건만의 고유한 역사가 되고, 그 상처가 곧 개성이 된다.

실제 킨츠기 작업은 매우 섬세하다. 먼저 깨진 부분에 옻칠을 위한 프라이머를 바르고, 접착제와 옻칠을 섞어 대나무 주걱으로 밀어 넣는다. 건조 후 사포로 표면을 다듬고, 연마선을 따라 옻칠 바탕을 칠한다. 그 위에 빨간색 옻칠을 하고, 마지막에 금채를 발라 광택을 낸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정교한 작업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킨츠기가 하나의 도예 장르로 자리 잡았다. 동네마다 킨츠기 강좌가 열리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깨진 것을 버리지 않고 고쳐 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에서 킨츠기 키트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흥미로운 것은 긴쓰기가 도자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깨진 아이폰도 긴쓰기로 수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실용성보다는 예술적 의미가 더 크지만, 모든 상처를 아름다움으로 바꾸려는 킨츠기의 정신이 잘 드러나는 사례다. 수리비용은 작품의 크기와 복잡성에 따라 5만원에서 2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원래 물건값보다 수리비가 더 비싼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한다. 단순히 물건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긴 추억과 정을 되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의 주인공 아츠도 마찬가지다. 복수의 여정에서 겪는 시련과 상처를 통해 성장하고 치유되는 인물이다. 게임 속 망령 가면에서 착안한 킨츠기 효과, 아츠의 수묵화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붓터치, 그리고 웅장한 요테이산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 있다.
작품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이 11일 최초 공개됐다. 공개된 제품은 ‘PS5 콘솔 – 고스트 오브 요테이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 번들’, ‘PlayStation 5(모델그룹 - 슬림)/PlayStation 5 Pro 콘솔 커버 - 고스트 오브 요테이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 ‘DualSense 무선 컨트롤러 - 고스트 오브 요테이 골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구성됐다.

소니와 써커 펀치가 이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한 게임 콘솔이 아니라, 일본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담은 예술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10월 출시를 앞둔 지금, 이 아름다운 갈라짐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