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시카고 컵스 외야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5홈런-25도루를 달성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엠엘비닷컴(MLB.com)'에 따르면, 이날 시즌 24호, 25호 홈런을 쏘아 올린 크로우-암스트롱은 구단 역사상 최소경기(92경기) 단일 시즌 25홈런-25도루를 만들었다.
그동안 MLB 전체에서 크로우-암스트롱보다 빨리 25홈런-25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1987년 에릭 데이비스(69경기), 2002년 알폰소 소리아노, 1973년 바비 본즈(이상 91경기) 등 단 3명뿐이다. 지난해 MLB 역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를 기록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보다도 페이스가 빠르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첫 타석에서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에서 미네소타 선발 크리스 패댁의 초구 93.9마일(약 151km/h) 직구를 때려 가운데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트렸다.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아나간 크로우-암스트롱은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앤서니 미시에위츠의 2구 79.2마일(약 127km) 커브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컵스 소속 선수가 다섯 번째 멀티홈런을 만든 건 2005년 데릭 리(8번) 이후 처음이다.
크로우-암스트롱은 3안타 경기까지 완성했다. 9회초 1사 1루에서 저스틴 토파의 초구 94.5마일(약 152km) 싱커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 2루타를 쳤다. 경기는 컵스의 8-1 승리로 종료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크로우-암스트롱은 "전설(데이비스, 본즈, 소리아노)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도 "아직 전반기도 끝나지 않았다. 3경기가 남았다. 팀이 지구 선두를 지킨 뒤 시즌 후반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생 크로우-암스트롱은 2020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뉴욕 메츠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21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컵스 유니폼을 입었으며, 2023년 9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올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크로우-암스트롱은 지금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컵스도 크로우-암스트롱의 활약에 힘입어 55승38패(0.591)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모든 타석에서 홈런을 칠 수 없고, 안타를 칠 수도 없다. 하지만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늘(11일) 우리가 본 크로우-암스트롱의 모습이 그랬다. 크로우-암스트롱은 경기 전체를 흔드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동료들도 박수를 보냈다. 컵스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은 "크로우-암스트롱은 정말 다양한 재능과 기술을 갖췄다. 매번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며 "보는 재미가 있다"고 얘기했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