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사고 원인이 스페인 경찰의 조사 결과로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일(한국시간) 스페인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교통사고와 관련해, 당국은 차량의 과속과 타이어 파열, 그리고 도로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당시 운전대를 잡고 있던 조타의 과속이 사고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스페인 교통경찰은 차량에 남은 타이어 자국을 분석한 결과 "조타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있었으며, 당시 차량 속도는 제한속도인 시속 120km를 상당히 초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사고는 스페인 현지 시각 기준으로 3일 새벽 0시 30분, 사모라주 세르나디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조타 형제가 탄 람보르기니 우라칸은 도로에서 이탈해 불길에 휩싸이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됐다.
이에 대해 스페인 교통경찰은 "타이어 자국, 충돌 흔적, 차량 잔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조타가 운전 중이었으며, 제한속도보다 훨씬 높은 속도로 추월을 시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당시 타이어가 파열되며 조타가 차량 통제력을 상실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스페인 도로안전 전문가 하비에르 로페스 델가도는 이 사고에 대해 "단순한 타이어 파열 사고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사고의 원인이 복합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델가도는 "타이어가 적절한 상태가 아니었거나 공기압이 부적절했을 수 있으며, 차량 속도가 높았고 도로 설계와 중앙분리대 구조 역시 사고를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스페인 사모라의 한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지점은 구조상 위험 요소가 많으며, 특히 차량이 부딪힌 중앙분리대는 충돌각과 방호길이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장애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는 8일 전에도 한 60대 여성이 사고로 중상을 입은 바 있어,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해당 구간이 사고다발지역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타 형제가 탑승했던 람보르기니 차량은 사고 직후 큰 불길에 휩싸였으며,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차량을 진화했을 때는 이미 두 사람 모두 숨진 상태였기에 정확한 사고원인은 추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시민방위군은 "사고 차량이 전소되어 차량 내부와 탑승자의 상태 파악이 매우 어렵다"며,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전문가 보고서가 현재 준비 중이며 추후 푸에블라 데 산아브리아 법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모든 조사 결과를 종합한 중간 보고서를 바탕으로, 남은 기술적 분석과 사법 판단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타이어 파열 여부, 노면 상태, 차량 속도, 충돌 시 충격량 등을 포함해 조타 형제의 사망 경위를 규명하는 데 활용된다.

이번 사고는 조타가 장기간 교제하던 연인 루트 카르도소와 결혼한 지 불과 11일 만에 발생한 것이었다. 둘은 세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조타는 가족과 함께 포르투갈에서 시간을 보내다 리버풀로 복귀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조타의 고향인 곤도마르에서 거행되었고, 리버풀 구단에서는 버질 판데이크, 앤드류 로버트슨, 알리송 베케르, 아르네 슬롯 감독, CEO 마이클 에드워즈 등 다수가 참석해 형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타를 향한 추모는 안필드 구장 안팎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 지역지 '디스 이즈 안필드'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지역 벽화 예술가 존 컬쇼와 무어월스는 안필드 인근 두 개의 벽에 조타를 기리는 대형 벽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팬들도 그려질 벽화에 추모 메시지를 직접 남길 수 있으며, 'Forever 20(조타의 등번호)'이라는 문구가 담긴 디자인도 포함될 예정이다.
리버풀 구단은 현재까지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영구결번 처리할지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단 내부와 팬들 사이에서는 조타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해당 번호를 영구적으로 보존하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리버풀 선수단은 조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인해 프리시즌 시작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늦췄다.
일부 선수들은 이번 주부터 훈련장에 복귀했으며, 구단은 오는 7월 13일 프레스턴 노스엔드와의 프리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경기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다.
'BBC'는 "프레스턴전이 예정대로 치러질 경우, 경기 전 조타와 안드레 실바를 추모하는 시간이 마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기가 열릴 경우,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감정적으로 매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타는 2020년 울버햄프턴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후, 위르겐 클롭 감독과 아르네 슬롯 체제 모두에서 꾸준히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조타와 실바 형제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축구계를 넘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포츠 스타들의 고속도로 안전과 차량 운행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물론, 그와 별개로 팬들과 구단, 그리고 축구계는 조타가 남긴 유산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사진=마르카/데일리스타/BB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