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과거 김민재의 기량을 깎아내리며 영입을 포기했던 토트넘 홋스퍼가 일본 유망주 센터백 다카이 고타를 영입했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J1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다카이 고타 영입을 발표하게돼 기쁘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라고 발표했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는 500만 파운드(약 93억원)로 알려졌다. 일본 J1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이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다카이는 가와사키 프론탈레 유스에서 성장해 2022년 4월 17세의 나이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광저우전(8-0 승)을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다카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가와사키 주전 센터백이 됐고, 2023시즌 21경기에 출전해 일왕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24시즌에는 가와사키의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고, J리그 최우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 받았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줄곧 주축으로 활약했다.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쳤고, 2024년 23세 이하(U-23) AFC 아시안컵서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일본의 8강 진출에 기여했다.
그 해 9월에는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중국전서 A매치 데뷔를 이뤘고, 지금까지 4경기에 출전했다.
다카이의 재능을 눈여겨 본 토트넘이 재빨리 다카이를 낚아 챘다.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빅리그에서도 다카이를 주목하자 J리그 역사상 전례 없던 거액을 가와사키에 쥐어주며 데려갔다.

다카이는 최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에서 이미 고별전을 치른 상태였다.
경기 후 팬들 앞에 서서 "10살에 이 클럽에 입단해 약 10년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 등번호를 달고 뛰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 엠블럼과 함께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제 난 또 하나의 목표였던 유럽에서 축구를 하기로 결심했다. 지금보다 더 높은 벽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여기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이지만 이 클럽에서 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감사합니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가와사키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다카이의 앞날을 축복했다.

다카이는 가와사키 구단을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다카이는 "이번에 토트넘으로 이적하기로 했다. 가와사키는 나를 축구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성장시켜줬다. ACL 결승에서의 경험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험한 것 그 이상을 보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이제 앞으로는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아시아 축구 전문가 존 듀어든은 "다카이는 190cm의 장신이지만 스피드가 빠르다. 공격수를 끝까지 쫓아가 태클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광경이 됐다. 세트피스 마지막에 달려드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라며 "적절한 타이밍의 가로채기 또한 다카이의 전문 분야다. 어느 발로든 빌드업을 할수 있고, 수비에서 공을 전개하는 데도 능숙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토트넘이 다카이를 영입하기로 한 결정은 많은 관심을 끈다. 과거 토트넘이 한국 최고의 센터백 김민재를 기량 미달로 판단해 영입하지 않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출신 명장 조세 무리뉴가 토트넘을 이끌 당시 토트넘은 김민재의 기량을 구단에서 활약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무리뉴는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뛰고 있던 김민재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고 손흥민 휴대전화를 통해 직접 연락하는 등 영입을 추진했던 적이 있으나 토트넘은 그의 이적료로 수십억원 더 쓰는 것을 원하지 않아 김민재는 토트넘에 가질 못했다.
이후 무리뉴는 이탈리아 AS로마를 이끌 때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와 만나게 되자 "토트넘이 쓰레기라고 하던 그 수비수가 지금 나폴리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바로 김민재다"라고 그 때 일화를 밝힌 바 있다.
그 정도로 김민재의 기량을 낮게 평가했던 토트넘이 데려온 선수이기 때문에 다카이의 향후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사진=토트넘, 가와사키,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