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수-임윤찬, 12∼15일 듀오 리사이틀…"둘에게 소중한 작품 골라"
"윤찬은 새로운 질문 던지게 하는 존재…진심과 열정 존경"
"윤찬은 새로운 질문 던지게 하는 존재…진심과 열정 존경"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서로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만나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음악, 두 사람 모두에게 진심으로 소중히 여겨지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완성됐습니다."
제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듀오 리사이틀을 여는 손민수가 8일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제 간인 손민수와 임윤찬은 오는 12일 아트센터인천,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14∼15일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손민수는 "이번 듀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어떤 것이 '좋은 음악'이며 '좋은 연주'인지에 관해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되짚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은 두 사람 모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들려준다.
손민수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은 그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말 그대로 인생의 총결산 같은 곡"이라며 "윤찬이와 아주 오래전부터 라흐마니노프의 육성이 담긴, 그가 (지휘자) 오먼디 앞에서 즉흥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던 녹음을 함께 듣고 감탄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의 주요 장면을 엮은 오케스트라 곡을 피아노 듀오 곡으로 편곡한 버전이다. 작곡가 이하느리가 작업했다.
손민수는 이하느리가 방대한 오케스트라 곡을 피아노 두 대의 곡으로 규모를 줄이면서도 원곡의 감정과 분위기를 살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처음 악보를 마주했을 때 그 방대한 색채와 텍스처(조화)를 두 대의 피아노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동시에 두려움이 있었다"며 "원곡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피아노란 악기의 밀도와 섬세함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아 하느리의 편곡은 매우 정교했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프로덕션이나 기획 없이는 접하기 어려운 이 작품을 두 피아노의 작은 규모로도 그 아름다움과 깊이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손민수는 듀오 리사이틀의 매력으로는 두 대의 피아노가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꼽았다.
"피아노는 혼자서도 세상의 많은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하지만, 두 대가 함께할 때는 서로 다른 영혼이 하나의 하모니로 노래하는 순간이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서로의 울림을 귀 기울여 듣고 서로를 비추며 함께 노래하는 것, 그것이 듀오 리사이틀만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손민수는 함께 무대에 서는 임윤찬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가 12세부터 지도한 임윤찬도 평소 스승을 향해 무한한 존경심을 표했다.

"저는 윤찬이가 무대 위에서 마치 시간과 공간을 새로이 그려내는 사람처럼, 듣는 이들의 호흡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런 진정한 자유로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죠. 음악의 근원을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스스로를 비우며 몰입하는 그 자세, 음악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기꺼이 내려놓는 그 헌신적인 여정에서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는 "(임윤찬은) 무대 밖에서는 제게 늘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존재다. 때로는 제가 잊고 있던 어떤 본질을 일깨워주기도 한다"며 "제자이기 이전에, 함께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동료로서 그 진심과 열정을 존경한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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