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전반기에 길고 긴 암흑기를 끊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0년대 후반 최전성기는 물론 가장 최근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8년 전보다 더 좋은 성적표를 이미 확보했다.
롯데는 지난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9차전에서 5-2로 승리,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롯데는 비록 주말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치기는 했지만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3위에서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8~10일 안방 사직에서 치러지는 두산 베어스와의 페넌트레이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2025시즌 현재까지 페넌트레이스 46승37패3무를 기록 중이다. 4위 KIA(45승37패3무)에는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지만, 5위 SSG 랜더스(42승39패3무)와 6위 KT 위즈(43승40패3무)에는 3경기 차로 앞서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롯데가 5강 진출을 낙관할 수 있는 단계는 분명 아니다. 다만 가을야구 단골 손님 시절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2008~2010), 양승호 전 감독(2011~2012) 재임기는 물론 가장 최근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2017시즌보다 전반기 더 많은 승수를 쌓은 건 의미가 크다.
롯데는 2025시즌 개막 후 지난 6일까지 승패마진 +9를 쌓았다. 8~10일 두산에게 모두 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오더라도 앞선 시즌들 전반기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찍게 됐다.
롯데는 2008시즌 전반기를 48승46패를 기록 4위로 마쳤다. 2009시즌은 48승44패 4위, 2010시즌도 42승45패3무 4위였다. 2011시즌은 38승41패3무 5위, 2012시즌은 40승34패4무 2위였다. 이때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 약팀의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다만 2014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침체기를 겪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고개를 숙였다. 2017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작년까지 7년 연속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냈다.

롯데는 2025시즌 전망도 썩 밝은 편은 아니었다.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탓에 5강 후보로 분류되지 못한 분석에 더 무게가 쏠렸다. 그러나 '야구는 모른다'는 격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기대 이상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현재 황성빈, 손호영, 윤동희, 고승민까지 주전 야수가 4명이나 부상으로 빠져 있는 악조건 속에 일정을 소화 중이다. 전준우, 김민성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장두성, 김동혁 등 백업들의 성장, 최근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찬형의 등장까지 '원팀'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롯데는 오히려 가장 최근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던 2017시즌보다 더 좋은 전반기를 보냈다. 8년 전 올스타브레이크 전까지 자이언츠의 성적은 41승44패1무로 7위에 그쳤다.
롯데는 올스타브레이크 이후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들의 복귀, '완전체' 전력으로 순위 다툼에 뛰어들 수 있다. 부상 악령을 이겨내고 쌓은 승패마진 플러스는 가을야구 도전에 큰 밑천이 될 전망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