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패스' 작가 "액션 웹툰 그리려 주짓수 배웠다가 빠져들어"
연합뉴스
입력 2025-07-06 07:19:00 수정 2025-07-06 07:19:00
누적 조회수 1.5억회 기록 인기작…"악인 서사에 지친 독자들을 위해 고민"


웹툰 '가드패스' 표지[카카오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액션 웹툰이라고 하면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걷어차는 등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웹툰 '가드패스' 속 액션은 좀 다르다. 역동적인 타격 장면을 덜어낸 뒤 조르고 꺾으며 상대를 효과적으로 무력화하는 주짓수 액션을 더했기 때문이다.

'가드패스'의 오손도손 작가는 지난달 26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액션 만화를 많이 읽었다. 최근 그래플링(얽혀 싸우는 격투 기술)이 유행하면서 이를 만화에 넣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직접 배우면서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짓수를 즐기는 오손도손 작가의 손[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게 웹툰 '가드패스'가 탄생했다.

제목부터 주짓수의 대표 기술 이름을 따왔다. 가드패스는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리고 제압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는 기술을 뜻한다.

작가는 "'가드패스'라는 기술이 주인공 세준이가 적들의 가드를 헤쳐 나가면서 목적지로 나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이 제목을 단 이유를 설명했다.

'가드패스'는 덩치만 크고 싸움에는 관심 없던 학생 임세준이 자신 때문에 심한 폭행을 당한 소꿉친구 서하진의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뚱뚱하고 싸움에 소질이 없던 세준은 주짓수를 배우면서 성장해나가고,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인물로 변모한다.

오손도손 작가는 "주짓수를 배워보니 배운 기간이 1∼2년 차이 나는 사람을 쉽게 제압할 수가 없더라"며 "그래서 세준이 대책 없이 강해지기보다는 강자 앞에서는 주춤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그걸 답답하게 보신 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준의 이야기는 이처럼 격투 기술 훈련자의 현실감 있는 성장기다. 여기에 주인공을 도와주는 제이슨 한이라는 미국 특수부대 출신 캐릭터를 붙여 통쾌한 '사이다' 액션을 가미했다.

작가는 "단순히 학원물이라기엔 (마약, 불법 격투 경기 등) 범죄 내용이 커서 액션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세준이 혼자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고, 어른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제이슨을 등장시켰다"고 언급했다.

'가드패스'에는 다양한 악인들이 등장한다.

사연이 없는 악인도 없지만, 작가는 이를 가볍게 '패스'한 뒤 주인공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했다.

그는 "사람들이 요즘 악인들의 서사에 지친 것 같다고 느꼈다"며 "최소한의 서사는 주되, 그렇다고 그게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악역들이 자기 사연을 이야기하면 도중에 세준이 끊고 한 방을 날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웹툰 '가드패스' 한 장면[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손도손 작가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해 회사원 생활도 했지만, 어쩐지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퇴사 후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뒤 불현듯 '웹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카카오웹툰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웹툰 작가가 되게 됐다.

처음 도전한 공모전에서 예선은 통과했지만, 본선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도 그의 작품에서 가능성을 눈여겨본 카카오웹툰 PD가 연락해 와 '가드패스'를 만들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웹툰은 카카오웹툰의 대표작이 됐다. 누적 조회 수 1억5천만 회를 기록했고, 연재 기간 내내 카카오웹툰 학원·판타지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가드패스는 2021년 8월 연재를 시작해 올해 3월 마무리됐다. 하지만 오손도손 작가의 주짓수 훈련은 끝나지 않고 있다.

2020년 웹툰을 그리기 위해 처음 시작한 주짓수를 지금까지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짓수 기술을 디테일하게 넣기 위해서 배웠다가 아예 빠져버렸다"며 "만약 '가드패스'가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부디 걸리지 않을 초크(조르기)를 거는 등 말도 안 되는 주짓수 기술만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차기작은 이르면 올 12월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작가는 "제이슨의 과거 이야기를 먼저 다뤄볼 생각"이라며 "그다음에 할 이야기는 공모전에 냈던 내용인데, 가드패스 말미에 나온 신부 캐릭터 등이 등장하는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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