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북부버스터미널 6년새 수익 반토막…주민, 노선축소 걱정
연합뉴스
입력 2025-07-06 07:02:01 수정 2025-07-06 07:02:01
대합실 주말 앞두고도 한산…내부 상가, 텅텅 비어
"적자난에 냉난방도 못 해…보조금으로 적자 일부 겨우 메꿔"


북부시외버스터미널[촬영 황수빈]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의 승차권 판매 금액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터미널이 운영하는 노선 중 일부는 지역 내 다른 터미널에는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들까 걱정을 내비쳤다.

지난 4일 오전 대구 서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

낡아 보이는 터미널 건물 내부에 들어서니 대합실이 보였다.

금요일 오전임에도 대합실 안에는 승객이 20명이 채 안 돼 한산했다.

매표소 창구는 문을 닫은 지 오래된 듯 먼지가 쌓여있었고, 무인 발매기가 창구 직원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매표소에는 한때 직원이 5명 있었지만, 적자난에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선풍기만 돌아가는 대합실 내부[촬영 황수빈]

대합실에는 에어컨이 없어 '푹푹 찌는' 여름 날씨가 고스란히 실내로 들어왔다.

대형 선풍기 몇 대만이 더운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땀을 흘리던 김성관(37)씨는 시원한 음료라도 사 마시려고 두리번거렸지만, 대합실 내부 상가는 모두 텅텅 비어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까지만 해도 상가에 들어서 있던 매점과 식당은 현재 모두 문을 닫았다.

김씨는 결국 터미널 내 유일한 음료 자판기에서 물을 하나 뽑아 마시고는 연신 손부채질했다.

그는 "에어컨이 있으면 좋겠는데 너무 덥다. 편의점이 터미널에서 떨어져 있길래 그냥 자판기에 물을 뽑아 마셨다"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문 닫은 상가[촬영 황수빈]

터미널 내부 한쪽에는 버스 기사들이 무인 발매기를 눌러 버스 예매 상황을 보기도 했다.

기사 이모(55)씨는 "오늘 예천 가는 버스에 4명만 태우게 생겼다"고 말하며 발매기를 보여줬다.

이씨는 "예천행 버스의 경우 평일에 5∼6명 탈 때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며 버스를 몰러 가기 위해 대합실을 떠났다.

이날 취재를 위해 터미널 내부에 1∼2시간 머물러있었지만, 대합실은 줄곧 한산했다.

한산한 터미널 내부[촬영 황수빈]

전국터미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 승차권 판매 금액은 44억1천여만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86억8천여만원) 49.2% 줄었다.

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6.06% 감소한 수준이다.

북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하루 평균 62회로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이 터미널 노선은 수요가 적은 경북과 강원도 지역을 향하는 버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 강원도 태백·정선, 경북 의성(안계, 춘산)·예천(풍양, 지보) 등을 향하는 노선 6곳은 대구에서는 이 터미널에서만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적자난에 노선이 없어질까 걱정한다.

유모(55)씨는 "일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태백에 가는 버스를 탄다"며 "운전하려면 왕복 7시간이기 때문에 노선이 없어진다면 너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철 코리아와이드 경북고속 이사는 "경북 오지를 가는 노선이 많아서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적자를 일부만 메꾸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매표 수입으로는 터미널 내 냉난방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경선, 동해선 등 새로운 철도 노선도 개통해서 승객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hsb@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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