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일본의 김민재'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유럽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복귀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상으로 인해 전 소속팀이 아스널에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다 결국 계약 해지로 팀을 떠나게 된 도미야스가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해 출전 시간을 확보하려면 일본 국내 리그인 J리그 구단으로 이적해 출전 시간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스널은 지난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도미야스와의 계약을 해지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도미야스의 기존 계약은 2026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아스널은 계약 만료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도미야스와의 동행을 끝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스널이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도미야스의 잦은 부상, 즉 '유리몸' 기질이 있었다.

지난 2021년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기 직전 아스널에 합류한 도미야스는 아스널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21-2022시즌 초중반만 하더라도 우측 풀백 역할을 소화하며 볼로냐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으나,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더니 급기야 2022-23시즌부터는 시즌의 절반 이상을 병실에서 보내는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실제 도미야스는 2022-2023시즌 리그에서 21경기를 소화했으나 출전 시간은 680분에 불과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역시 8경기에서 401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출전한 경기 대비 도미야스가 경기장에 머무른 시간은 굉장히 적었던 것이다. 도미야스는 다른 선수들에게 밀려 출전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 시즌 막판에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또다시 유리몸 기질을 선보였다.
이어진 2023-24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이전에 비해 늘어났지만, 여전히 그가 소화한 경기 수는 20경기대에 머물렀다. 도미야스는 2023-2024시즌이 끝나기 전이었던 3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며 다시 한번 시즌을 온전히 마무리하지 못했다.

아스널이 도미야스를 영입한 이유는 센터백과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도미야스의 멀티 능력과 볼로냐 시절 30경기 전후를 소화하는 체력 때문이었는데, 도미야스는 아스널이 자신에게 기대했던 부분들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도미야스가 나올 때마다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를 놓을 수 없었다.
지난 시즌은 더욱 심각했다. 도미야스는 10월에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지난 2월 또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2023년 당했던 무릎 부상이 재발해 수술을 받게 된 것이었다. 무릎 수술을 받은 선수가 시즌 중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결국 도미야스는 고작 6분만 소화한 채 2024-2025시즌을 끝냈다.
그나마 지난 시즌에는 왼쪽 풀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카르도 칼라피오리를 영입했고,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온 위리엔 팀버르가 있었기 때문에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만약 2022-2023시즌이나 2023-2024시즌과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면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2위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 등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도미야스는 아스널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선수가 됐다. 그동안 도미야스를 지켜봤던 아스널이 도미야스와의 계약 해지를 결정한 배경이다.

도미야스는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잊을 수 없는 4년을 보낸 뒤 이 위대한 클럽과 작별할 때가 왔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여러분이 내게 준 사랑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구단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여서 행복했다. 유니폼을 입고 뛴 모든 순간에 아스널을 대표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이 시간은 결코 잊지 않고 내 안에 머무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도미야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일본에서는 그가 일본으로 돌아와 재활에 전념한 뒤 J리그 팀에 입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미야스가 내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 엔트리에 들기 위해 J리그 팀으로 이적해 출전 시간을 늘릴 거라는 전망이다.
일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프리미어리그 구단 아스널과 쌍방 합의 하에 계약이 해지된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는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일본으로 복귀하는 것이 최선책이 될 것"이라며 "도미야스는 재활에 전념해야 하지만, 구단에서 퇴단해 구단 시설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일본에 귀국해 많은 선수들이 이용했던 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활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또 "지금까지 해외에서 뛰는 선수가 장기 부상을 당했을 때, 일본축구협회의 지원을 받고 재활해 실전에 복귀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면서 "J리그 클럽에 입단한다면 도미야스도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가 내년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할지 관심이다"라며 도미야스가 J리그 팀으로 향할 거라고 예상했다.
일본 규슈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후쿠오카 출신인 도미야스는 유럽 무대에 진출하기 전 후쿠오카를 연고로 하는 구단인 아비스파 후쿠오카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같은 클럽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아비스파 후쿠오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누비다 2017년 일본 선수들의 유럽 진출 교두보로 불리는 벨기에의 신트트라위던에 입단해 1년간 활약했고, 이후 볼로냐와 아스널에서 뛰었다.
사진=도미야스 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