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같은 선수가 한 경기에서 그라운드 홈런과 만루홈런을 모두 기록했다. 주인공은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윌리어 아브레우다.

아브레우는 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5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 모두 홈런이었다.

아브레우의 첫 번째 홈런이 나온 건 보스턴이 7-4로 앞선 5회말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아브레우는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좌완 조 라로사의 3구 시속 93.4마일(약 150km/h) 직구를 잡아당겼다.

멀리 뻗어간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맞은 뒤 외야 안으로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신시내티 중견수 TJ 프리들이 넘어지면서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우익수 리스 힌즈가 뒤늦게 타구를 따라가 유격수 엘리 데 라 크루즈에게 송구했지만, 그 사이 아브레우는 2루, 3루를 차례로 통과한 뒤 홈까지 파고들었다. 공식 기록은 아브레우의 그라운드 홈런.

아브레우는 경기 후반 홈런 하나를 추가했다. 보스턴이 9-5로 리드하던 8회말 2사에서 코너 필립스의 초구 98.6마일(약 159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는 보스턴의 13-6 승리로 종료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아브레우는 시즌 15호 홈런을 그라운드 홈런으로 기록했으며, 빅리그 커리어 첫 만루포도 쏘아 올리면서 보스턴의 13-6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며 "MLB 역사상 한 경기에서 그라운드 홈런과 만루포를 기록한 사례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1958년 로저 매리스 이후 무려 67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보스턴 소속 선수가 그라운드 홈런을 만든 건 2018년 에두아르도 누네즈 이후 처음으로, 펜웨이파크(홈경기)에서는 2011년 자코비 엘스버리 이후 처음"이라며 "아브레우는 단순한 활약을 넘어 역사적이고도 극적인 밤을 연출하면서 펜웨이파크를 뜨겁게 달궜다"고 덧붙였다.

팀 동료들도 깜짝 놀랐다. 팀 내에서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보스턴 내야수 트레버 스토리는 "솔직히 질투난다. 나도 아직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 항상 그런 장면이 나오면 기대하면서 보게 된다"며 미소 지었다.

아브레우는 "(그라운드 홈런에 대해) 처음엔 홈런이라고 생각했는데, 펜스를 향해 날아가는 걸 보고 안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전력질주했다. 공이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고, 덕분에 그라운드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더 인상 깊은 홈런은) 당연히 그라운드 홈런이지만, 너무 힘들다. 그냥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내서) 천천히 베이스를 도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AP, REUTERS,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