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이적에 '장례식 퍼포먼스' 펼친 FC서울 팬…"구단이 소통·설득하려는 노력 없었다, 정말 실망" [상암 현장]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5-06-29 17:46:06 수정 2025-06-29 17:46:06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징적인 공간인 북층광장에서 '장례식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최근 FC서울의 레전드 기성용이 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하는 게 확정된 이후 분노한 서울 팬이 벌인 일종의 시위였다.

29일 서울과 포항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경기가 펼쳐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 

홈팬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기장 입구인 북측 계단 앞에는 기온 30도가 웃도는 날씨에도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넥타이까지 맨 한 팬이 걸개 앞에 서 있었다.

걸개에는 "레전드를 버린 구단, 자부심을 잃은 수호신. 무능, 불통, 토사구팽 구단 FC SEOUL 장례식"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걸개의 문구는 기성용의 이적을 허용한 구단과 서울의 사령탑 김기동 감독, 그리고 김 감독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 속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서울의 대표 서포터즈 수호신을 저격하는 내용이었다. 



본인을 개인적으로 서울을 지지하는 팬이라고 밝힌 허정재 씨는 이번 퍼포먼스를 홀로 기획했고, 팬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진행할 팬들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허 씨는 "나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많은 팬분들께서 레전드를 내친 구단과 감독에 대해 많이 분노하고 계신다. 트럭 시위를 주최하신 분도 계시고, 많은 분들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있다"며 "개인 지지자지만, 이렇게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심정에서 이번 일을 진행하게 됐다. 감독님과 구단 프런트에서 팬들의 목소리가 크다, 정말 많이 실망했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허 씨는 걸개 외에도 방어회와 소주가 올라간 제사상을 따로 준비했다.

그는 "방어회의 경우 수호신 공식 팬덤 운영진 분들께서 김기동 감독님과 함께 방어회를 먹은 이후 유착 관계가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이 나왔던 걸 두고 비꼬고자 오늘 방어회를 갖고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씨는 서울 팬들의 분노가 단순히 기성용의 이적 때문만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기성용에 앞서 박주영, 오스마르, 고요한 등 서울의 레전드들의 마지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부터 쌓인 팬들의 분노가 터졌다는 게 허 씨의 설명이다.

허 씨는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은 아니"라며 "고요한 선수, 그리고 서울 이랜드에서 뛰고 있는 오스마르 선수를 포함해서 이청용 선수, 박주영 선수까지 계속 누적되는 분노 속에서 '기성용 선수마저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쌓여왔던 감정이 이번에 터졌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구단 역사에 남을 레전드를 보내는 과정에서 구단이 팬들과 소통하지 않았고,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성용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됐다는 점이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는 게 허 씨의 설명이다.

그는 "만약 성적이 좋고 기성용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있었다면, 그리고 수호신 임원분들이나 다른 팬분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있었고 팬들을 납득시킬 만한 게 있었다면 이렇게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정말 우연히 다른 팬분이 기성용 선수가 인스타그램에서 구단과 김진수 선수를 언팔로우한 것을 발견하면서 이 이슈가 커졌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기성용 선수의 이적은 한 선수의 이적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며 "팬들이 SNS를 보고 이슈가 된 것은 구단이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팬들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려는 행동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고 이야기했다.

허 씨의 설명대로 서울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다. 일부 팬들은 버스 이동 경로에서 기다리다 서울 구단 버스가 경기장으로 들어오자 "김기동 나가"를 외치기도 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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