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유민 기자) KBO리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6월 들어 달라진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홈에선 강팀들과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상위권 싸움 강력 변수로 떠올랐다.
하위권 팀의 예상치 못한 반격이 상위권 경쟁에 큰 영향 미치는 것을 두고 흔히 '고춧가루를 뿌린다'고 표현한다. 키움은 6월 홈경기에서 갈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잡으며 '고춧가루 부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키움은 6월 홈 15경기에서 7승 2무 6패를 기록하고 있다. 3~4월 5승 11패, 5월 2승 13패와 비교하면 적어도 홈 승부 만큼은 확 달라졌다.
시작은 지난 6월1일 두산과의 주말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였다. 당시 1-0 승리를 챙겨 '위닝시리즈'를 완성한 것이다. 두산 입장에선 치명타가 됐고, 이승엽 감독이 다음 날 사퇴했다.
키움은 6~8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주말 홈 3연전에서도 힘을 냈다. 앞서 5일까지 2위 한화 이글스를 1.5경기 차로 따돌리고 리그 선두에 올라있던 LG에 초반 두 경기를 연승하며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LG 입장에선 예상외 역습을 당한 셈이었다.

키움은 다음 홈 경기였던 10~12일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에선 2패 1무로 주춤했다. 17~19일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은 1승 2패로 마쳤다.
오히려 중위권 팀들과 안방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6월 마지막 주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등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을 다퉜던 두 팀과의 홈 6연전에서 그야말로 대반전을 이루는 중이다. 24~26일 KIA와의 3연전에선 위닝시리즈를 챙기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할 정도였다. 1승 1패 1무를 기록했는데 특히 역전에 재역전 끝에 5-5 무승부로 끝난 26일 승부는 KIA보다 키움 입장에서 속이 쓰릴 만했다.
이어진 삼성과의 27~29일 주말 3연전에선 위닝시리즈를 이미 확보했다. 27일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짜릿한 5-4 뒤집기 드라마로 장식하더니, 28일엔 홈런 4방을 터트리며 지난해 공동 다승왕인 상대 에이스 원태인을 무너트리고 9-0 대승을 챙긴 것이다.
28일 삼성전 쾌승을 통해 이달 홈 16경기에서 최소 5할 승부를 확보했다.
거꾸로 상대팀 타격은 커서 이승엽 감독 사임 이후에도 KIA는 롯데 자이언츠와 간격을 줄이지 못하며 4위를 유지했다. 삼성은 27~28일 2연패로 5위를 내준 것은 물론 8위까지 급락할 수 있는 7위에 자리잡았다.

키움의 6월 홈 대반전 최대 원동력으론 외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퇴출시키고 데려온 'KBO리그 경력자' 우완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역투를 들 수 있다.
알칸타라는 6월1일 두산전에서 KBO리그 복귀전을 치렀는데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볼넷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바로 승리를 챙기고 친정팀 두산을 사령탑 경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이후 7일 LG전 8이닝 1실점, 28일 삼성전 6⅓이닝 무실점으로 역시 두 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알칸타라는 이달 KBO리그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을 찍었는데 3승을 모두 홈에서 거뒀다. 홈 경기 평균자책점은 0.44에 불과하다.
여기에 타선도 임찬규(이상 LG), 최원태, 원태인(이상 삼성) 등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로 물고 늘어지는 승부를 펼친 것도 주효했다. 송성문이 올해 KBO리그 사상 첫 3연타석 홈런을 28~29일 삼성과의 2연전에 걸쳐서 세우는 등 6월 들어 올시즌 월간 개인 최다타점 19타점을 올리며 간판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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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