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무기 획득위험 더 커져" "北, 확실히 핵보유 후회하지 않을것"
"韓日도 미국 의존에 의구심…'美핵우산 있다는 가정'에 매우 조심스러워"
"韓日도 미국 의존에 의구심…'美핵우산 있다는 가정'에 매우 조심스러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환영받지 못할 교훈을 줄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이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이란이나 다른 국가들이 백악관의 의도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즉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유일한 보호'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같은 핵 강국들이 점점 신뢰할 수 없고, 심지어 주변국들에 대해 약탈적인 것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핵확산의 로직(논리)은 크게 다가온다면서 "전문가들은 페르시아만이나 중부 유럽,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비핵국가들이 이란의 역경을 지켜보며 그것으로부터 배우는 교훈을 계산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에서 이란 핵 문제를 다뤘던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소형 핵무기를 획득할 위험은 지난주 이벤트(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전보다 매우 높아졌다"면서 "우리는 (이란내에) '핵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많은 강경파가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실상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에 대해서도 NYT는 "수년에 걸쳐 핵 프로그램 해체 요구를 무시해왔다"면서 "북한은 현재 '난공불락'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은 확실히 핵무기를 획득한 날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중동·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핵무기의 유혹'이 더 강해졌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은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서 보호받았지만, 현재는 동맹을 '미 우선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핵우산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일본과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미국에 의존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에선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핵무장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3년 한미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국내의 핵무장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일본에서도 미국의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가 시작됐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는 대신 안전보장을 약속받았던 '부다페스트 각서'를 거론하면서 "그때 전술핵의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남겨뒀더라도 어땠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NYT는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습에서 희망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을 마음에 둔 이란에 대한 폭격 위협을 전달하면서, 핵 불안감에 직면한 동맹국을 안심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폭격으로 억지력을 행사했고, 이를 통해 동맹국들에도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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