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상황실 사진 공개…2011년 빈라덴 제거 당시 오바마와 비교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 21일 밤(미국 현지시간, 이란 시간으로는 22일 새벽)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이뤄질 당시의 백악관 상황실 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백악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붉은색 넥타이를 맨 채 굳은 표정으로 참모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의 중앙에 앉은 모습을 담은 사진, 그가 참모들 사이에 서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올라왔다.
자리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이들은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으로, 이란 공격 여부를 고심할 때 이 두 사람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AP통신은 짚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이 발언할 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 비서실장 뒤에 서 있는 모습이 찍혔다.

회의 참석자들이 가만히 앉아 뭔가를 보고 있거나, 헤그세스 장관이 다른 당국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됐다.
나무로 된 테이블 위에는 물병과 서류, 펜 등이 놓여있는데, 사진에 나온 문서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흐릿하게 처리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모두 디지털 수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 사진들에 '2025년 6월 21일(미국 시간) 상황실의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이 사진들은 이미 엑스에서 1천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이번에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상황실 사진에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을 보고받을 때의 상황실 모습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13명의 모습이 담겨있고 이들은 모두 카메라가 아닌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폴로 셔츠 차림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구석에 있고, 중앙 의자는 마셜 웹 당시 네이비실 준장이 차지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버드 국장이 수집·분석한 이란 핵무기 개발 관련 정보를 놓고 최근 두 차례나 공개적인 비판을 가했고, 이런 까닭에 개버드 국장이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버드 국장은 지난 3월 25일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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