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2년 차 우완 영건 성영탁이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성영탁은 1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⅔이닝 연속 무실점 중이었던 성영탁은 8회초 구원 등판했다. 안현민-이정훈-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 좌익수 뜬공, 낫아웃 삼진을 잡아냈다.
9회초에도 마운드를 지킨 선수는 성영탁이었다. 장성우와 허경민을 각각 삼진과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문상철의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경기는 KIA의 5-0 승리로 종료됐다.
이로써 성영탁은 데뷔 후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15⅔이닝을 늘렸다. '통산 126승 레전드' 조계현(13⅔이닝·1989년)을 36년 만에 뛰어넘고 구단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성영탁의 기록은 KBO리그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04년생 성영탁은 동주초(부산서구리틀)-개성중-부산고를 졸업한 뒤 2024년 10라운드 9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원상현(KT 위즈)과 함께 부산고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으며, 3학년이었던 2023년에는 부산고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성영탁은 입단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꾸준히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성영탁의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23경기 40이닝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5.
2군에서 보낸 시간이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성영탁의 이야기다. 이달 초 취재진과 만난 성영탁은 "지난 1년간 2군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법,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는 법, 피치 터널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잘 준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성영탁은 지난달 2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1군에 올라왔다. 콜업 당일 데뷔전까지 소화했다. 이후 매 경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으며, 지난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데뷔 첫 홀드까지 수확했다.
성영탁의 존재감이 더 돋보였던 건 지난 8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당시 선발 양현종이 경기 초반 교체되면서 일찍 마운드에 오른 성영탁은 2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성영탁의 호투로 분위기를 바꾼 KIA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성영탁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주면서 KIA로선 불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성영탁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역대 KBO리그 데뷔 후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 TOP 4
1위: 김인범(키움·19⅔이닝), 2021년 8월 29일 잠실 LG전~지난해 4월 26일 고척 삼성전
2위: 조용준(현대·18이닝), 2002년 4월 5일 수원 SK전~2002년 4월 21일 수원 한화전
3위: 박노준(OB·16⅓이닝), 1986년 3월 29일 무등 해태전~1986년 4월 17일 잠실 청보전
4위: 성영탁(KIA·15⅔이닝), 올해 5월 20일 수원 KT전~현재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