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기 캐나다서 G7 정상회의 열려…시진핑, 중앙아서 '세 확보'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17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2023년 중국 시안성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연 중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 5개국 정상들이 2년 만에 다시 만나 교류 확대를 논의하는 자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방문은 같은 시기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사실상 견제하며 중앙아에서 세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전날 도착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 일정에 돌입했다.
카자흐스탄과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안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등 나머지 중앙아 정상과도 잇따라 접촉할 예정이다.
소련 붕괴 후 독립국이 된 중앙아 5개국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러시아 영향력이 약화한 가운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중앙아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서방 진영도 중앙아와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EU·중앙아 정상회의에서 중앙아 5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에 합의하고 2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약속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최근 카자흐스탄 외교장관을 만난 바 있다.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은 지난 4월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 순방과 지난 5월 러시아 방문에 이어 이번이 올해 3번째다.
4월 동남아 순방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 국면에서 미국 고율 관세의 표적인 된 동남아 국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고 평가받는다.
시 주석은 18일 카자흐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