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SSG 랜더스를 꺾고 파죽의 3연승을 질주했다.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의 역투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지난 11~12일 수원에서 KT 위즈를 이틀 연속 격파한 기세를 몰아 연승 숫자를 '3'까지 늘렸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감보아가 6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감보아는 최고구속 156km/h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99개의 공을 뿌리면서 SSG 타선을 압도했다.
롯데 불펜 필승조도 SSG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잠재웠다. 7회말 최준용, 8회말 정철원, 9회말 김원중이 나란히 좋은 피칭을 하고 롯데의 3연승을 지켜냈다.
롯데 타선에서는 베테랑 김민성과 맏형 전준우가 빛났다. 김민성은 2회초 선제 솔로 홈런, 전준우는 6회초 결승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반면 SSG는 열흘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타선 침묵 속에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SSG 타선은 4회말 오태곤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제외하면 빈공에 허덕였다. 최정의 부상 이탈 공백을 절감하면서 안방에서 3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의 은퇴식이 열린 이날 승리를 선서하지 못했다.

▲장두성 부상 이탈 롯데, 손호영 1번-김동혁 중견수 카드로 해결책 모색
롯데는 이날 손호영(2루수)-고승민(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김민성(3루수)-전민재(유격수)-정훈(지명타자)-정보근(포수)-김동혁(중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알렉 감보아가 출격했다.
롯데는 지난 12일 수원 KT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2-7 역전승을 거뒀다. 게임 초반 0-6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 단독 3위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리드오프 장두성이 주루 중 부상을 당했고, 이튿날 병원 정밀 검진에서 폐 출혈이 확인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는 이미 지난 5월 5일 주전 리드오프 황성빈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 전력에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기대 이상으로 황성빈의 공백을 메워줬던 장두성까지 다치면서 또다시 1번타자를 잃었다.

김태형 감독은 장두성을 대체할 자원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날 손호영에게 1번타자 자리를 맡겼다. 손호영은 지난 2020년 LG 트윈스에 입단하며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선발 1번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중견수는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외야수 중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김동혁이 낙점됐다.
김태형 감독은 "1번타자로 뛸 수 있는 타자들이 많지 않다. 전민재, 손호영 정도"라며 "일단 오늘은 손호영이 1번으로 나간다. 중견수는 당분간 김동혁이 출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추신수 은퇴식 빛내고 싶은 SSG, 토종 에이스 김광현만 믿는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이날 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고명준(지명타자)-박성한(유격수)-오태곤(1루수)-조형우(포수)-김찬형(3루수)-석정우(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SSG는 '리빙 레전드' 최정이 지난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중 왼쪽 눈에 공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이튿날 병원에서 여덟 바늘을 꿰맨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 당분간 회복해 전념하게 됐다.

SSG는 타선 약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가운데 선발투수 김광현의 어깨에 기대를 걸었다. 김광현은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 5⅔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열흘 동안 휴식을 취했다.
SSG는 이날 경기 종료 후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의 은퇴식 진행이 예정돼 있었다. 한국 야구의 전설 중 한 명을 위한 헌정의 승리를 바치는 게 목표였다.
▲선취점을 롯데의 몫, 김민성이 쏘아 올린 한방
양 팀 선발투수는 나란히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SSG 김광현은 1회초 롯데 선두타자 손호영을 1루수 뜬공, 고승민과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삼자범퇴와 함께 출발했다.
감보아도 날카로운 구위를 뽐냈다. 1회말 SSG 선두타자 김성욱을 삼진,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 고명준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로 막았다.

'0'의 균형은 롯데의 2회초 공격에서 깨졌다. 롯데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성이 솔로 홈런을 작렬,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김민성은 노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김광현의 2구째 144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감보아 구위에 눌린 SSG, 4회말 반격 성공
SSG는 2회말 선두타자 박성한의 안타 출루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오태곤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조형우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SSG는 3회말에도 1사 후 석정우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최지훈이 삼진을 당하며 공격 흐름이 끊겼다. 석정우는 2사 후 김성욱의 타석 때 롯데 포수 정보근의 포일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김성욱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롯데의 1-0 리드가 유지됐다.

SSG는 4회말 반격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에레디아와 고명준의 연속 안타로 주자를 모은 데 이어 박성한의 투수 앞 땅볼 때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 1사 2·3루 역전 기회를 잡았다.
SSG는 여기서 오태곤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조형우의 볼넷 출루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가기도 했지만 김찬형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스코어를 뒤집지는 못했다.
▲롯데 맏형들의 클러치 본능, SSG를 무너뜨렸다...전준우-김민성의 적시타
롯데는 6회초 리드를 되찾아왔다. 2사 후 고승민의 볼넷 출루, 레이예스의 안타로 만든 1·3루 찬스에서 캡틴 전준우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전준우는 김광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작렬, 롯데에 2-1의 리드를 안겨줬다.

롯데는 8회초 공격에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2사 1루에서 레이예스의 안타에 이어 전준우가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섰다. 전준우는 SSG 마무리 조병현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3루 주자 손호영이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롯데가 3-1로 달아났다.
롯데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2회초 솔로 홈런의 주인공 김민성까지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김민성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4-1로 점수 차를 벌리고 SSG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롯데는 이후 8회말 셋업맨 정철원,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SSG의 마지막 저항을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원중은 1사 2·3루에서 정준재를 1루수 땅볼로 잡은 뒤 SSG 내야진의 본헤드 플레이로 3루 주자는 득점, 2루 주자를 태그 아웃 처리되면서 게임을 끝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