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백화점 경영진 롯데 집결…'월드 백화점 서밋' 개막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12일 "상위 5% 고객이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한다"며 "백화점 사업에서 VIP 고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롯데호텔 서울에서 롯데백화점이 대륙간백화점협회(IGDS)와 공동 개최한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 이틀째 행사에서 롯데백화점의 주요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 백화점업계는 상위 10곳이 전체 매출의 47%를 차지하는 시장"이라며 한국시장에서 롯데백화점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VIP 서비스 강화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 외국인 관광객 확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롯데백화점은 VIP들에게 프라이빗 쇼핑 행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잠실점은 포켓몬타운 등 340여개의 팝업스토어를 열어 매출을 늘렸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은 전통적 리테일을 발전시키고, 매장을 개선하고 적극적으로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장의 만들어가고 있다"며 "고객과 깊고, 의미 있으며 개인화된 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한국 백화점의 진화 사례로 '더현대서울'을 꼽은 뒤 "기존 백화점과 다르게 1층과 6층 등 공간을 쇼핑몰처럼 공간 혁신을 꾀한 것은 유통혁명이라 생각한다"며 "존경을 표하며 서로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 리뉴얼이 더현대서울이 만들어낸 에볼루션(진화)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강연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이면에는 제품과 유통,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가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내놓은 쿠션과 슬리핑뷰티 제품 등 한국의 뷰티 산업은 항상 선두를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뷰티의 도전과제는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스킨케어에서 메이크업 등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 가성비 상품에 머물지 말고 프리미엄·럭셔리 부문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개막한 이번 행사는 매년 세계 각국의 주요 백화점 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최대 포럼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IGDS에는 38개국 40여개 백화점이 가입했다. 2008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2010년), 스위스 취리히(2016년), 독일 베를린(2024년) 등 13개국 15개 도시가 WDSS를 개최했다.
올해 행사에는 역대 가장 많은 300여명이 참석해 미래 경영과 유통 혁신 전반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고객을 사로잡는 최고의 방법'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아딜 메붑 칸 영국 리버티 백화점 CEO(최고경영자), 패냐 챈들러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CEO, 유고 히라마츠 일본 시부야 파르코 총괄 디렉터, 알베르토 트리포디 몽클레르 최고 리테일 책임자 등이 연사 및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이틀 동안 8개 세션에서 유통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K웨이브의 새로운 진화', '서비스와 고객 경험' 등이 세션 주제이다.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투어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한다.
정 대표는 "이번 서밋은 K브랜드가 해외로 나가기 위한 첫 번째 여정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의 리테일 산업 경쟁력을 전 세계에 펼쳐 보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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