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 확충하는 日…中 견제 외에 '트럼프에 구애' 포석
연합뉴스
입력 2025-06-09 19:58:33 수정 2025-06-09 19:58:33
NYT "일본만의 역량 내세워 필수 군사 파트너라는 인식 심어주려"


자위대 사열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일본의 대대적인 군비 확충은 중국 견제 목적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일본이 미국에 필수적인 동맹'이라는 점을 각인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중국, 그리고 트럼프를 향해 군사력을 과시한다'는 기사에서 최근의 일본 방위력 증강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NYT는 특히 지난해 3월 오키나와에 창설된 '제7 지대함 미사일 연대'에 주목했다.

오키나와 언덕에서 최신 지대함 미사일을 보란 듯이 공개한 이 부대는 일차적으로 주변 해역에 출몰하는 중국 해군에 대한 대응을 임무로 하지만, 동시에 '일본이 안보를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느끼는 안보 위기감은 종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패권국가로 부상한 중국뿐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아시아 주둔 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미국의 고립주의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담판을 벌여 일본과 주변국을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일본 내에서는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일본은 F-35B 스텔스 전투기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고가의 무기들을 미국에서 사들이는 한편 신형 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국방력 증강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 '일본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일본 개발 '12식 지대함 유도탄' 미사일 발사장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노력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NYT에 따르면 최근 미 해병대는 160km 이상 떨어진 함선을 타격할 수 있는 일본제 12식 지대함 미사일의 개량형을 배치한 자위대 제7 지대함 미사일 연대를 연구 목적으로 참관하기도 했다.

이 부대를 이끄는 이토 요헤이 대령은 NYT에 "일본은 미군이 이전에 갖지 못했던 역량을 갖추고 있어 우리가 그들(미군)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국가안전정책국 차장을 지낸 가네하라 노부카츠는 일본의 군비확충에 대해 재래식 군사력 강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가치 있고 필수적인 동맹국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 사토루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 일본은 포기하기엔 너무 좋은 나라라는 것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이 중국의 영역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일본이 중국과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발맞춰 2차 세계대전 이후 채택된 평화헌법에서 탈피해 미국의 본격적인 군사 파트너가 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일본은 미국이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최후의 대안'을 꺼내 들 수도 있다면서, 일본 내 일각에선 원자력 산업이 비축한 플루토늄으로 자체 핵무기를 확보하는 '플랜 B'를 거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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