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네덜란드 출신 귀화 선수들에게 경쟁 없이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통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기량이 좋은 귀화 선수들이라도 그 기량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에서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엄격한 방침이었다.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지역 4차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지으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귀화 선수들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보이스 오브 인도네시아(VOI)'는 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의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귀화 선수들에게 기량을 유지하라는 최후통첩을 내렸다"며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들이 언제나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언론은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중국전에서 보여준 자신의 결정에 대해 혈통이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네덜란드 출신 스트라이커였던 그는 귀화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며 클라위버르트 감독의 말을 조명했다.
'VOI'에 따르면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지난 5일 중국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C조 9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모든 것은 선수들의 능력에 달려 있다. 나는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들에게도 자격이 있다면 기회를 준다"며 "나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감독으로서 처음부터 모든 선수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인도네시아 지역 선수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력을 보여주면 기회를 줄 것이다. 인도네시아 선수와 해외에서 온 선수가 섞이면 팀이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귀화 선수들이 항상 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현지 선수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철저하게 선수들의 실력을 기준으로 주전 선수들을 선택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중국전에서 리즈키 리도, 야콥 사유리, 리키 캄부아야, 에기 마울라나를 선발로 내보냈고, 베컴 푸트라 누그라하와 라마단 사난타를 교체로 내보내면서 나름대로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들을 기용하는 데 열려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VOI'에 따르면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이번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소집한 훈련 명단에서 스페인 출신 귀화 선수이자 과거 기성용과 함께 스완지 시티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수비수 조르디 아마트를 최종 제외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것이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출신지가 아닌 실력으로 선수들을 구분한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들을 중용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철저한 '실력제'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는 클라위버르트 감독 아래에서 인도네시아는 나름대로 순항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C조에서 최소 4위를 확정 지으며 4차예선 진출권을 따낸 상태다. 플레이오프 그룹 스테이지로도 불리는 4차예선은 총 3차예선 각 조의 3~4위인 6개 국가가 모여 두 개의 조로 나뉜 뒤 중립 지역에서 풀리그(2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조의 1위는 본선으로 진출하고, 2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인 5차예선으로 향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