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하는 구의회 사이에 예산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김규진 의원 등 서대문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은 서대문구청의 예산 집행에 위법·부당행위가 있었다며 금주 중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서대문구청은 2025년 예산안에 대해 구의회의 의결을 거부하고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준예산 및 선결처분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한 바 있다"며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되살려 집행하거나, 의회 승인 없이 명절 격려품 예산을 집행하는 등 회계 질서를 훼손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서대문구청이 구의회의 적법한 자료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구의원들이 2025년 준예산 집행 관련 비교 자료 및 세부 편성 내역 등을 요청했으나, 구청은 준예산은 구의회 심의 대상이 아니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 간 마찰은 작년 말 올해 예산안 의결 당시부터 시작됐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예산 수정 동의안을 기습적으로 발의해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구는 당초 여야 합의안과 달라졌다며 같은 달 24일 구의회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재의요구권에도 구의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자 구는 올해 들어 준예산 체제를 가동한 데 이어 1월 20일에는 지자체장의 선결처분 시행을 통해 구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예산을 즉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구는 지난 5일 서대문구의회 제307회 제1차 정례회 개회식에서 처음으로 구청장 연설이 배제되자 "구청과의 그 어떤 사전 협의나 조율도 없이 해당 순서가 일방적으로 제외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서대문구의회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5명, 개혁신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성헌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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