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김혜성의 외야 수비 능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빅리그 데뷔 첫 3루타 생산은 물론 수비에서 '슈퍼 캐치'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다저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3으로 이겼다. 지난 7~8일 세인트루이스에 이틀 연속 패했던 아쉬움을 털고 연패를 끊어냈다.
김혜성은 9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2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8일 4타수 2안타 1도루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김혜성은 이날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1·3루 타점 찬스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 마이클 맥그리비를 상대로 2타점 3루타를 쳐냈다.
김혜성은 원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맥그리비의 3구째 89마일(약 143km/h)짜리 컷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컨택,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려 보냈다.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고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지난 5월 4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3루타 생산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기세를 몰아 수비에서도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다저스가 3-0으로 앞선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메이신 윈이 날린 장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냈다.
다저스 선발투수 커쇼는 원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2구째 84마일(약 135km/h)짜리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졌다. 이를 메이신 윈이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 중심에 맞춰냈다.

메이신 윈의 타구는 좌중간을 완전히 가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혜성은 워닝 트랙 근처에서 정확하게 낚아챘다.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고, 커쇼는 환한 미소를 보였다.
김혜성은 이후 다저스가 4-2로 앞선 7회초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와 교체됐다. 2경기 연속 안타로 타율을 0.411에서 0.414(58타수 24안타)로 끌어올린 것은 물론 외야 수비에서도 한층 자신감을 얻게 됐다.
1999년생인 김혜성은 2017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2년차였던 2018 시즌부터 팀 핵심 내야수로 자리잡은 뒤 2021년에는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다.

김혜성은 2020 시즌 당시 키움 야수진 구성 상황에 따라 잠시 좌익수로 뛰었다. 유격수로 국가대표 주전이었던 김하성이 있었던 데다 2016 시즌 시카고 컵스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에디슨 러셀이 외국인 타자로 합류, 내야진 교통정리 속에 좌익수로 44경기(32선발), 우익수로 1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러셀이 화려한 커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김혜성은 본래 포지션인 2루수, 유격수로 돌아갔다. 2021 시즌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2022~2024 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김혜성은 2024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과 함께 다시 외야 수비를 시작했다. 다저스는 지난겨울 김혜성을 계약기간 3+2년, 최대 2200만 달러(한화 약 324억원)의 조건에 영입하면서 김혜성의 빠른 발과 유틸리티 능력에 주목했다.

김혜성은 지난 2~3월 시범경기 기간 2루수, 유격수는 물론 외야 수비까지 나섰다. 외야 수비의 경우 익숙지 않았던 탓인지 몇 차례 타구 판단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평범한 중견수 뜬공의 낙구 지점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행히 빠르게 외야 수비 감각도 끌어올렸다. 2루는 물론 중견수 위치에서도 다저스가 원했던 수비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로버츠 감독이 상대 좌투수를 상대로는 출전 기회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멀티 포지션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사진=AP/AFP/EPA/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