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 대규모 판매장려금 살포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지난달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이달 초부터 신규 영업을 중단하자 이탈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 통신사들이 대규모 판매장려금(리베이트) 살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성지'라고 불리는 일부 판매점에 대기열이 생기는 등 이동통신 시장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 일부 판매점은 최신 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에 95만원의 리베이트를 책정했다.
대리점 리베이트는 55만원 수준인데, 판매점에 40만원가량 리베이트를 더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신규 영업이 중단됐지만 판매점은 신규 영업이 가능한 만큼 판매점을 통해 SK텔레콤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KT[030200]도 성지 판매점에 대리점보다 10만원 더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판매점에 리베이트가 많이 지급되면 가격 정보를 잘 아는 소비자는 이득을 보지만, 그렇지 못한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비싸게 구입하는 차별 문제가 발생한다.
판매점 간 경쟁은 고가요금제 강요, 부가서비스 강제 가입 등 비정상적인 판매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또한 이동통신사업자가 단말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에게만 과도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던 바 있다.
대리점보다 판매점에 리베이트를 더 많이 지급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 제재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단통법은 7월 말 폐지 예정으로, 과도한 보조금은 아직 제재 대상이다.
방통위는 이달 초 통신 시장이 과열되는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필요시 과열 경쟁 양상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리점 리베이트는 타사 수준에 맞추는 대신 온라인 채널과 일부 성지 중심으로 게릴라식 리베이트 살포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유심 교체 수요로 인해 신규 영업을 중단한 SK텔레콤은 물리적 형태가 없는 이심(eSIM)으로 신규 가입이나 기기변경을 진행하면 리베이트를 추가로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부 판매점은 이심으로 신규 개통시 갤럭시 S25 시리즈에 대해 최대 18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부장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진행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기존 고객의 이탈을 최대한 방어할 목적으로 판매점 신규 유치 장려금을 상향했고 이심 사용자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yun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