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A매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부진한 행보를 보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카세미루와 토트넘 홋스퍼의 히샬리송이 대표팀에 복귀했고, 레알 베티스에서 반등에 성공한 안토니도 다시금 부름을 받았다.
한편, 오랜 부상 공백을 겪고 있는 브라질 대표팀의 '슈퍼스타' 네이마르 주니오르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27일(한국시간), 안첼로티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안첼로티는 지난 5월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을 내려놓고 브라질 대표팀 감독직을 공식 수락했다. 브라질 국가대표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CBF는 그에 대한 많은 기대를 걸었다.
일단 안첼로티의 이번 대표팀 소집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두 경기를 위한 것이다.
브라질은 오는 6월 5일 에콰도르 원정 경기를 치른 뒤, 6월 10일 상파울루에서 파라과이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현재 브라질은 남미 예선 10개 팀 중 4위(21점)에 올라 있으며, 상위 6개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안토니다. 맨유에서 이적료 8500만 파운드(약 1579억원)로 입단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스페인 베티스로 임대 이적한 뒤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베티스의 리그 6위와 UEFA 콘퍼런스리그 결승 진출에 크게 기여하며 제 2의 전성기를 구사하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안토니는 베티스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브라질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성적으로 마무리한 맨유의 베테랑 미드필더 카세미루 역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는 2023년 10월 우루과이전 패배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된 후, 약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다.
안첼로티는 카세미루에 대해 "내가 가장 잘 아는 선수 중 하나"라며 "브라질은 항상 재능이 풍부하지만, 현대 축구에서는 헌신과 희생도 중요하다. 카세미루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카세미루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안첼로티 감독의 지도 아래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클래스 있는 미드필더이다.
안첼로티가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을 이끌던 당시의 또 다른 제자 토트넘 홋스퍼의 히샬리송도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이후로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금 존재감을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
반면, 브라질 대표팀의 상징이었던 네이마르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는 지난 2023년 10월, 우루과이전에서 무릎 전방십자인대 및 반월상연골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고 장기간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나는 최고의 상태로 회복된 네이마르를 원한다"며 "그와 대화를 나눈 결과 이번 소집에서는 빠지기로 합의했다. 나는 여전히 네이마르를 신뢰하고 있고, 그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버풀의 알리송, 뉴캐슬의 브루누 기마랑이스, 아스널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PSG의 마르키뉴스, 바르셀로나의 하피냐, 그리고 안첼로티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도했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각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있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모두 예외 없이 발탁됐다.
특히 안첼로티는 바로 직전까지 마드리드에서 함께했던 비니시우스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비니시우스는 아직 브라질 대표팀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는 매우 근면하고 투지가 넘치는 선수"라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는 마드리드 소속으로서 안첼로티 감독의 지도 아래 유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으며, 2024년 발롱도르 투표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브라질은 지난 2022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로 패해 8강에서 탈락한 이후, 경기력의 기복을 보이며 도리발 주니오르 전 감독 체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2023년 10월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한 뒤, 도리발 감독은 경질됐고 안첼로티가 후임으로 선임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첫 기자회견에서 "세계 최고의 팀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다시 브라질을 월드컵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브라질 대표팀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골키퍼에는 알리송(리버풀), 벤투(알나스르), 우고 소우자(코린치앙스)가 선정됐다.
수비진에는 알렉스 산드로, 다닐루, 레오 오르티스, 웨슬리(이상 플라멩구), 알렉상드로(릴), 루카스 베라울두, 마르키뉴스(이상 PSG), 카를루스 아우구스투(인터 밀란), 반데르송(모나코)이 포함됐다.
미드필더로는 안드레아스 페레이라(풀럼), 안드레이 산투스(스트라스부르), 브루누 기마랑이스(뉴캐슬), 카세미루(맨유), 에데르송(아탈란타), 제르송(플라멩구)가 소집됐다.
마지막으로 공격진에는 안토니(레알 베티스), 에스테바우(파우메이라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아스널),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튼), 하피냐(바르셀로나), 히샬리송(토트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뽑혔다.
브라질 대표팀은 안첼로티 체제 하에 다시금 세계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으며, 2026년 월드컵까지 남은 예선 4경기에서의 성과가 그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CBF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