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 자체검열, 만리방화벽보다 엄격…5∼10배 더 많이 차단"
연합뉴스
입력 2025-05-27 15:01:19 수정 2025-05-27 15:01:19
美연구진 "허난성, 경제 관련 콘텐츠 주로 단속…현지화된 검열 보여줘"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한 가상사설망(VPN) 서비스 광고판. 중국에서는 '만리방화벽'(The GreatFirewall·GFW)으로 불리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 때문에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유명 웹사이트가 차단돼있어 VPN으로 우회해야 접속이 가능하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에서 일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차원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이른바 '만리방화벽'(The GreatFirewall·GFW)보다 엄격한 자체 검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검열 감시 플랫폼인 GFW리포트와 RFA·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중국 허난성에서 다른 지역보다 더 엄격한 인터넷 검열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최근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가 허난성에서는 차단됐다는 제보를 받고 2023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베이징, 상하이, 광둥, 저장, 장쑤, 쓰촨, 허난 등 중국 내 성(省)·직할시 7곳의 인터넷 검열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해 해당 지역에서 주요 웹사이트의 접속 가능 여부를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용 웹사이트 순위표 트란코(Tranco)의 상위 도메인 100만개는 매일,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서 제공하는 최상위 도메인 2억2천700만개는 매주 테스트했다.

그 결과 7개 지역 중 허난성에서만 중앙정부의 검열 외에 지역 차원의 검열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허난성의 지역 검열은 중국의 성 정부가 자체적으로 방화벽을 운영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증명된 최초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러한 검열이 허난성 지방정부에서 자율적으로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시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이 2009년 7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유혈 시위 후 해당 지역의 인터넷 사용을 제한한 적이 있으나 당국이 딱히 보수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지역인 허난성에서 이러한 자체 검열 체제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허난성의 방화벽은 중앙정부의 만리방화벽보다 더 높았다.

조사 기간 허난성에서 차단된 도메인은 누적 419만6천500개로 집계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중앙정부의 방화벽에 차단된 도메인(74만1천500개)의 5.6배를 넘는다. 특정 시점에는 허난성에서 차단된 도메인 수가 중앙정부가 검열한 도메인의 10배에 이르기도 했다.

연구팀은 "허난성의 방화벽은 (중앙의 만리방화벽에 비해) 정교함과 견고함이 떨어지지만 더 공격적이고 변덕스러운 차단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허난성의 방화벽은 또한 비즈니스, 경제, 컴퓨터·인터넷 정보 관련 도메인을 더 많이 차단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지역 방화벽에 막힌 도메인의 약 35%가 이러한 범주에 속했다.

중앙의 만리방화벽이 뉴스·미디어 관련이나 성인 콘텐츠를 주로 검열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중국에서는 만리방화벽에 의해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비롯해 주요 서방 언론사, 위키피디아 등 웹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돼있다.

연구팀은 2022년 허난성에서 은행 사기로 마을은행 예금 인출이 중단돼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이 지역에 금융 관련 논란이 많았다는 점이 허난성의 인터넷 검열 행태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중국은 오랜 기간 만리방화벽이라는 비교적 중앙집중화된 정책과 그 통일된 이행을 통해 인터넷 검열을 조직"해왔으나 "(허난성의) 현지화한 검열은 중앙집권적 검열 장치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관할 지역에서 더 높은 수준의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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