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공약, 세종시장 몫"…대전시·충남도 공론화에 미온적
세종 시민단체 "행정수도, 충청권 발전 앞당겨…지역 떠나 힘 모아야"
세종 시민단체 "행정수도, 충청권 발전 앞당겨…지역 떠나 힘 모아야"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자는 이슈에 대한 충청권의 공조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해관계가 맞아 의기투합하는 모습도 있지만, 세종시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걸 경계하는 태도마저 감지된다.
세종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세종사랑연합회의 '행정수도 완성 100만인 서명운동'만 봐도 이런 기류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560만명에 달하는 충청권의 대대적인 서명을 받아 대선 기간에 각 당 후보에게 충청권의 '행정수도 세종 완성' 의지를 알려야 한다고 세종시가 발 벗고 나섰지만, 여타 광역지자체의 미지근한 태도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청권 공조가 흔들리면서 행정수도 완성 지지 서명을 받는 속도 역시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3년전 20대 대선에선 세종, 대전, 충남북 등 4개 광역 시도가 '행정수도 완성'을 충청권 공동 공약으로 건의했으나, 21대 대선에선 4개 시도가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실패한 데서도 공조 이상기류가 느껴진다.
또, 세종시는 대전시장과 충남북 지사의 '행정수도 완성' 지지(서명) 선언 사진을 촬영하려 했으나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해 최근 세종시 직원들은 충남도청을 방문했으나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고, 대전시청 방문은 조율도 못 했다고 한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던 '행정수도 완성 세미나'에 3개 시도 가운데 대전시는 축하 영상조차 보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21대 대선을 앞두고 세종시로의 국회 이전·대통령 집무실 설치 등과 관련한 공약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전·충남 발전 공약이 소외되는 상황을 경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 파면으로 급하게 치러지는 대선 캠페인 와중에 각 후보가 충청권 발전 공약으로 세종시 행정수도 관련 공약에 치중하고 대전·충남 공약은 부실하다는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드는 건 대대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대선 시기에 대전시장으로서 대전 정책에 집중해야지 세종시 공약까지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저는 대전에 집중하는 사람이니까 그거(행정수도 완성)는 세종시장님의 몫이다"라는 말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전·충남보다는 충북이 '세종 행정수도 완성' 공약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특히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세종 행정수도 완성 공약에 지지하는 서명을 했다.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건설 100만인 서명'을 추진하는 데 지원군이 필요했던 충북도와 세종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세종시는 충청권 외에 전국 광역단체장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민호 세종시장은 전날 열린 협의회 임원 간담회에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국회세종의사당·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등에 맞춰 현재 서울에 있는 시도지사협의회와 지방시대위원회 등 4대 지방정부 협의체 등을 세종으로 이전하고, 이전 기관이 입주할 수 있는 '지방분권 종합타운'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세종사랑연합회 한 관계자는 "행정수도 완성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라면서 "이 퍼즐이 완성돼야 충청권 공동 발전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지역을 떠나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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