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민간 분양 아파트 60%가 1순위 미달…분양 실적도 저조
연합뉴스
입력 2025-05-08 06:01:00 수정 2025-05-08 06:01:00
2만7천여가구 공급, 작년보다 2만가구 줄어…지방 미분양 우려에 양극화
5월 분양도 조기 대선 변수에 이월 가능성…올해 공급 작년보다 감소 우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경기 침체와 지방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과 일부 공공택지 아파트에만 청약자가 몰릴 뿐 그 외 지역은 청약 미달이 속출하며 양극화는 더욱 심화한 모습이다.

건설업계는 대선이 끝나는 6월 이후부터 분양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은 작년보다 더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분양 물량 줄었는데"…1∼4월 민간 아파트 1순위 마감 40% 그쳐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거쳐 청약받은 민영 분양 아파트 단지는 총 43곳으로 총 1만8천20가구가 일반분양됐다.

공공과 임대를 합하면 분양물량이 총 2만7천658가구로 증가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4만7천399가구가 일반에 공급된 것에 비하면 2만가구가량 적은 수치다.

공급 실적이 부진한 것은 지방 미분양이 계속해서 증가 추세인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곳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약 결과도 좋지 않았다.

부동산R114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4월 청약을 받은 전국 43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40%에 못 미치는 17곳에 그쳤다. 2순위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곳도 절반에 가까운 21곳에 달했다.

서울 쏠림 현상에 따른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졌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된 '래미안 원페를라'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1.62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지방 아파트는 상당수가 2순위 청약에서도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높은 시세차익 보장되는 일부 '줍줍(무순위 청약)' 물량에만 청약자들이 몰린다.

이런 가운데 예상치 못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 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부동산인포 집계 결과 이달 분양 예정인 단지는 총 28개 곳으로, 올해 들어 일반분양 물량 기준으로 가장 많은 1만3천853가구(전체 2만3천804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달 9일에는 전국에서 9개 단지가 모델하우스 문을 열면서 모처럼 분양 시장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서울에서도 오랜만에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일반분양 483가구), 구로구 고척동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576가구) 등 2곳의 청약이 대기 중이다.

지난해 공사비 분쟁으로 공사 중단 사태를 겪은 대조1구역 힐스테이트는 일반분양가가 이 지역 역대 최고가인 3.3㎡당 4천5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청약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2신도시 민간참여 공공분양 단지인 '동탄 꿈의숲 자연앤데시앙'과 '동탄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가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부산에서는 에코델타시티 중흥S클래스 에듀리버 72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그러나 이달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정당들의 대선 홍보가 시작되면서 이달 분양 예정 물량 가운데 6월 이후로 연기되는 곳도 많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건설이 이달에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부산진구 부전동에 각각 공급할 예정이던 쌍용 더 플래티넘 아파트는 6월 이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재건축 사업인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도 분양 일정이 6월로 미뤄졌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깜깜이 분양을 하는 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선거 기간에는 분양 홍보가 쉽지 않고, 청약받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5월 분양 예정 물량 중 다수는 6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옛 대구 MBC 부지에 짓는 '어나드범어'는 일단 5월 말 예정대로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예상 분양가가 3.3㎡당 4천만∼4천500만원으로 대구지역 역대 최고가가 될 전망이다.


◇ 대선 이후 분양 늘어도 연간 실적은 작년 밑돌 듯…공급 부족 우려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은 대선이 끝나는 6월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부동산인포가 집계한 6월 분양 물량은 일반 분양가구 수 기준으로 총 1만9천428가구(전체 2만8천가구)다.

여기에 5월 계획에서 이월되는 물량이 더해지면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분양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7월 하순부터는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가급적 6∼7월 내에 물량을 털어내려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대선 이후 시장 분위기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앞으로 정책 변화에 따라 분양 시기도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6월 대선 이후 업계가 분양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흥행이 예상되는 서울 외에 지방은 미분양 걱정에 분양성이 있는 곳만 선별해서 청약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선 이후 추가 규제 완화 여부나 금리 및 대출 규제, 집값 변동 등 시장 분위기에 따라 일정 변화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획기적인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서울 아파트나 수도권 공공택지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양극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하반기 분양이 본격화해도 작년에 이어 분양 실적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25만가구로 일반분양 가구 수는 16만가구에 그쳤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올해는 건설사의 연초 계획물량부터 작년보다 적은 상황이어서 지방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분양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신축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여파로 새 아파트 선호와 강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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