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번에는 구단이 김민재를 빼먹는 실수를 범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이 5일(한국시간) 2위 바이엘 레버쿠젠과 프라이부르크가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레버쿠젠이 무승부에 그치면서 승점 68(19승11무2패)이 됐다. 앞서 라이프치히 원정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두면서 자력으로 우승 확정에 실패했던 뮌헨은 승점 76(23승7무2패)로 승점 8점 차가 됐다. 남은 경기가 2경기에 불과해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뮌헨이 2년 만에 다시 우승 팀이 됐다.

김민재는 2023년 나폴리(이탈리아)에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만에 유럽 빅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서로 다른 두 빅리그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하지만 김민재에 대한 뮌헨의 홀대로 여론이 불타기 시작했다.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된 직후, 뮌헨은 지난 5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왔다. 클럽, 팬들, 도시를 위해"라며 우승 기념 영상을 올렸는데, 영상 썸네일에 들어간 뮌헨 선수 10명 중 김민재가 포함되지 않았다.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핵심 선수로 줄곧 활약해 왔다. 두 시즌 연속 혹사 논란이 일 만큼 김민재는 힘든 시즌을 보냈다. 아킬레스건 통증을 참고 그는 올 시즌 공식전 43경기, 3593분을 뛰었다. 48경기를 소화한 요슈아 키미히의 4197분에 이어 뮌헨 선수단 전체 출전 시간 2위다.
김민재가 없이는 뮌헨 수비 안정화가 불가능했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상당히 높은 콤파니 축구의 뒷공간을 커버해야 했다. 리그에서는 적어도 이것이 통했다. 물론 김민재가 유럽 5대 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실점으로 이어진 실책(6회)을 범했다고 하지만, 이는 상당히 높은 수비라인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기록이다.

지난 2023-2024시즌 리그 우승 실패로 분데스리가 우승 12연패에 좌절했던 뮌헨의 후방을 지킨 김민재는 우승 주역이었다. 그러나 뮌헨이 김민재를 영상 썸네일에서 빼버리자, 국내 팬들이 들고 일어났다.
해외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팬들은 댓글에 "우승 핵심 멤버인 김민재가 빠진 이유가 뭔가? 이건 인종차별인가? 뮌헨은 이를 설명해야 한다", "너무하다. 김민재는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하기 시작했다.
결국 뮌헨은 영상 썸네일을 김민재가 포함된 사진으로 교체했고, 다음 날 구단 공식 SNS에 김민재의 우승을 축하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뮌헨은 김민재가 꽃가마를 타는 이미지를 올리면서 "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분데스리가 27경기, 2,289분의 열정과 헌신은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며 "바이에른 뮌헨 선수로서 들어올린 첫 트로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초에 해당 게시물을 올릴 때, 뮌헨은 김민재가 최초의 분데스리가 우승 한국 선수라고 했지만, 2018-2019시즌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의 존재를 잊어버렸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이마저도 재차 수정해야 했다.
하지만 국내 팬들은 "엎드려 절받기 잘 받았습니다", "이 정도면 조롱 아닌가", "진짜 대응 웃기다", "차붐의 나라 선수를 이렇게 무시합니까? 시즌 내내 아파도 뛴 선수를"라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에서 이런 대우를 받은 건 김민재 뿐만이 아니다. 독일에서 성인 무대로 데뷔한 손흥민도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시절 인종차별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22년 국내에서 진행된 '손 커밍데이' 행사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을 2-0으로 꺾었던 경기를 두고 "어릴 때 독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생활했다. 인종 차별도 많이 당하고 정말 힘들었다"며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 사람들이 울고 있어서 위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돌아봤다.

김민재에게는 '고진감래'의 시즌이었다. 첫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의 시즌 막판 부진 속에서도 구단은 김민재를 신뢰했고 콤파니 감독 축구에 잘 녹아들면서 전반기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프리시즌 때 영입생 이토 히로키가 중족골 골절상을 당하면서 휴식 없이 계속 출전해야 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 때 아킬레스건 통증이 시작됐는데 진통제를 먹고 계속 뛰기 시작했다. 전반기에 딱 두 경기만 쉰 그는 1월 휴식기 직후에도 쉴 틈이 없었다. 김민재는 중요한 경기가 많아지기 시작한 2~3월부터 경기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시기에 이토 히로키가 돌아왔지만, 히로키가 3월 A매치 이후 다시 중족골 골절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돼 김민재가 다시 쉬지 못했다.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통증은 건염으로 발전했다. 3월 A매치를 쉬었지만, 더 많은 휴식이 필요했던 그는 제대로 뛰지 못해 결국 탈이 났다.
독일 매체 '빌트'는 지난달 17일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문제는 염증으로 확대됐다. 휴식?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단 4경기만 결장할 수 있었다"라며 "그는 신입생인 이토 히로키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부상으로 거의 항상 출전해야 했다"라며 김민재가 혹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재는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결국 팀의 준결승 진출을 돕지 못했고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나아가 김민재는 우승 축하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여러모로 씁쓸한 시즌 마무리를 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