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인터 밀란(이탈리아)이 기적을 연출하며 역대 세 번째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 도달했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이끄는 인터 밀란은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산시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다비데 프라테시의 결승 골로 4-3으로 승리했다.
일주일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3-3 무승부를 만든 인터 밀란은 홈에서도 3-3, 무승부로 연장전으로 향했고 연장전에 터진 프라테시의 극장 골에 힘입어 1, 2차전 합계 7-6 드라마를 만들며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앞두고 바르셀로나가 다소 우세한 것 아니냐는 예측이 많았지만 인터 밀란이 보기 좋게 깨트렸다.
스페인 국왕컵을 차지하고 자국 정규리그 라리가 우승에도 다가선 바르셀로나는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에 도전했으나 결승행 진출 실패로 무산됐다.
인자기 감독 체제에서 인터 밀란은 최근 3시즌 중 무려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지난 2022-2023시즌에는 결승에 진출해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2년 뒤 다시 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도전에 나선다.

인터 밀란은 지난 2009-2020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트레블(세리에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 시즌 이후 15년 만에 유럽 정상에 재도전한다.
상대는 오는 8일 오전 4시 프랑스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PSG(프랑스)와 아스널(잉글랜드)의 경기 승자다. 결승전은 오는 6월 1일 오전 4시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다.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코파 델레이 우승과 함께 라리가,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 도전에 나섰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실패해 동력이 꺾였다.
더욱이 다가오는 11일 오후 11시 15분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리그 엘클라시코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현재 승점 차가 4점인 1, 2위 간의 맞대결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승점 79)가 레알(승점 75)에게 덜미를 잡힌다면 남은 2경기에서 리그 우승의 향방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홈팀 인터 밀란은 3-5-2 전형으로 나섰다. 얀 좀머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얀 비섹이 백3를 구축했다. 중원은 헨리크 미키타리안, 하칸 찰하노글루, 니콜로 바렐라가 지켰다. 윙백은 페데리코 디 마르코와 덴젤 둠프리스가 맡았다. 최전방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마르쿠스 튀랑이 출격했다.
원정팀 바르셀로나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보이치에흐 슈체스니 골키퍼를 비롯해 제라르 마르틴, 이니고 마르티네스, 파우 쿠바르시, 에릭 가르시아가 수비를 구성했다. 3선은 페드리와 프랭키 더 용이 나와 수비를 보호했다. 2선은 하피냐, 다니 올모, 라민 야말, 최전방에 페란 토레스가 나와 득점을 노렸다.


인터 밀란은 측면과 높은 상대 수비 뒷공간 침투로 기회를 노렸다. 전반 21분 오른쪽에서 공간 침투에 성공한 바렐라가 뜬 공을 한 번의 터치 이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슈체스니 정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라우타로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방 압박에 성공한 뒤 디마르코가 전진 패스로 둠프리스에게 연결했다. 수비 사이 공간 침투에 성공한 둠프리스는 반대편에 쇄도하는 라우타로에게 내줬다. 슈체스니가 압박을 위해 나와 골문이 비었고 라우타로는 빈 골문으로 정확히 밀어 넣었다.
바르셀로나도 공격에 나섰다. 전반 25분 페드리가 전진하면서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아체르비가 올모의 쇄도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핸드볼 어필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반 36분에는 올모가 드리블 돌파 이후 전진하면서 야말에게 내줬다. 야말이 바스토니의 방해를 이겨내고 패스를 시도했지만, 페란에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인터 밀란은 다시 기회를 맞았다. 전반 42분 라우타로가 미키타리안의 전진 패스를 받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슈팅 기회를 맞았다. 박스 안에서 슈팅 직전 쿠바르시가 태클을 해 걷어냈는데 라우타로는 발목을 차이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은 VAR실과 온필드 모니터를 보며 소통한 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찰하노글루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두 골 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전반은 인터 밀란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 시작 6분 만에 인터 밀란이 한 번 더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쪽에서 찰하노글루가 프리킥을 수비와 골키퍼 사이로 올렸고 아체르비가 다이빙 헤더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수비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만들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바르셀로나의 추격은 후반부터 시작됐다. 후반 9분 왼쪽에서 넘어온 마르틴의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에릭 가르시아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좀머를 뚫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계속됐다. 후반 12분 역습이 시작됐고 에릭 가르시아, 페드리, 마르틴이 수비 2명을 상대했다. 마지막에 마르틴이 낮은 패스로 에릭에게 내줬다. 에릭의 슈팅을 좀머가 몸을 던져 쳐내면서 에릭은 좌절했다.
마르틴의 발에서 다시 골이 만들어졌다. 후반 14분 마르틴의 얼리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쇄도하던 올모가 헤더로 밀어 넣으면서 다시 좀머를 뚫었다. 두 팀의 스코어는 5-5 동점이 됐다.

후반 32분 야말이 수비 3명을 두고 왼발 감아 차는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것도 좀머가 쳐냈다.
인터 밀란은 공격을 위해 찰하노글루, 미키타리안을 빼고 프라테시, 피오트르 지엘린스키를 넣어 기동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역전에 성공하면서 인터 밀란은 위기를 맞았다. 후반 43분 하피냐가 박스 왼쪽에서 강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좀머가 첫 슈팅을 막았지만, 이어진 오른발 슈팅은 막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3-2, 합계 스코어 6-5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승부를 끝낼 뻔했다. 후반 추가시간 47분 야말이 왼편에서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이는 인터 밀란에게 약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48분 둠프리스의 낮은 크로스를 전진한 아체르비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극장 동점 골을 터뜨렸다. 산시로는 다시 용광로가 됐고 승부는 합계 스코어 6-6이 됐다.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부터 계속 비가 쏟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인터 밀란이 다시 앞서갔다. 튀랑이 오른쪽에서 수비 2명을 벗겨내고 교체 투입된 메흐디 타레미에게 내줬다. 타레미는 곧바로 짧은 패스를 내줬고 프라테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연결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합계 스코어 7-6이 된 순간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다급해졌다. 연장 전반 14분 엑토르 포트가 먼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높이 뜨면서 기회를 놓쳤다. 연장 후반 1분 교체 투입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높이 뜬 크로스를 헤더로 밀었지만, 정수리 쪽을 맞으면서 골문 안으로 넣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계속 공격했다. 연장 후반 8분 야말이 박스 왼편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것마저 좀머가 손가락으로 쳐냈다.
정규 시간 끝이 다가온 상황에서도 야말이 재차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좀머의 벽을 뚫지 못했다.
인터 밀란은 결국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결승전 장소인 뮌헨으로 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인터 밀란, 바르셀로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