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하만, 美 오디오 사업부 인수…대규모 M&A 8년만
로봇·AI 기업 지분투자·인수 단행…성장동력 확보 가속
로봇·AI 기업 지분투자·인수 단행…성장동력 확보 가속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을 통해 8년 만의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은 로봇, 인공지능(AI)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조원대의 '빅딜'은 아니지만 그동안 잠잠했던 삼성전자의 M&A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추가적인 M&A와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6일(현지시간)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천만달러(약 5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80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3천400억원)를 들여 인수한 하만은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화 운전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일반 소비자 대상의 컨슈머 오디오 등의 사업을 맡고 있다.
이번에 하만이 인수하는 고급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이하 B&W)를 비롯한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이다.
오디오 명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만은 2021년 사바리(자동차·사물통신), 2022년 아포테스라(증강현실), 카레시스(모빌리티), 2023년 플럭스(소프트웨어), 룬(오디오 플랫폼)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업도 인수하며 사업역량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인수 첫해 60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3년 1조1천700억원을 기록하며 '1조 영업익' 시대를 열었고, 작년에도 1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사 내 실적 대들보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로 실적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외에도 로봇과 AI 등 성장동력 분야에 적극적인 인수·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기존 14.71%에서 35.0%로 확대해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주식 양수도 대금만 2천674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해 차별화된 개인화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인수 계약을 맺었다.
이는 삼성전자 산하 삼성리서치(SR) 주도로 이뤄진 첫 M&A로, 인수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프랑스 AI 개발 스타트업를 인수했고,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는 지분 투자를 했다.
삼성전자가 주주총회, 기업설명(IR) 행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등 공식석상에서 꾸준히 M&A 가능성을 언급해온 만큼 향후 추가적인 M&A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는데 이번 하만의 인수 역시 그 일환"이라며 "AI나 로봇, 전장사업 등 앞으로 회사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에 계속해서 인수나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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