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완벽한 투구로 팀의 3연승을 견인했다.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과 재계약 대신 데이비슨을 영입한 롯데의 판단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모양새다.
데이비슨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6차전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5-0 승리를 이끌고 시즌 4승을 손에 넣었다.
데이비슨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최근 팀이 굉장히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결과는 롯데의 최근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얻은 결과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데이비슨은 1회말 키움 선두타자 이용규를 투수 앞 땅볼, 송성문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사 후 루벤 카디네스에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 이닝을 끝냈다.

데이비슨은 2회말에도 선두타자 오선진을 2루수 땅볼, 원성준을 삼진, 김동헌을 3루수 땅볼로 솎아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말 2사 후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송성문을 유격수 땅볼로 막고 순항을 이어갔다.
데이비슨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4회말 카디네스를 3루수 땅볼, 최주환을 삼진, 오선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날 게임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말 2사 후 송지후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에도 흔들림 없이 이형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데이비슨은 6회말 이용규를 좌익수 뜬공,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 카디네스를 삼진으로 잡고 또 한 번 삼자범퇴로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고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데이비슨은 최고구속 152km/h를 찍은 패트스볼과 142km/h짜리 고속 슬라이더, 슬러브,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투구수 100개로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이닝 먹방'까지 선보였다.

데이비슨은 "내가 5회까지만 던진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항상 최대한 많은 이닝을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데이비슨은 지난 4월 12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KBO리그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뒤 4월 18일 삼성 라이온즈, 4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롯데도 단독 4위에서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2024 시즌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던 윌커슨과 재계약 대신 리스크를 감수하고 데이비슨을 데려온 게 2025 시즌 초반 호성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데이비슨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준수한 편이다. 통산 56경기(17선발) 4승 10패 129.2이닝 평균자책 5.76 100탈삼진이다. 2021 시즌에는 애틀랜타 소속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 등판하면서 우승 멤버까지 됐다.
데이비슨은 '롯데에 월드시리즈 우승 기운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덕담에 "팀 모두가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은 기운을 전달해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사진=고척,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