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트랜스젠더(성전환) 여성의 '여자 축구' 종목 출전을 전면 금지했다.
FA는 1일(한국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해당 입장을 발표했다.
FA는 "우린 국가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우리는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법률과 국제 축구 정책에 따라 운영된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전환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현행 정책은 복잡한 주제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입장은 항상 변화가 필요하면 규정이든 법률이든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우리는 정책을 바꿀 것이다"며 "기존과 달리 성전환 여성은 더 이상 잉글랜드 여자 축구에서 뛸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해당 정책은 오는 2025년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우리는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정의하는 성별로 (축구)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이번 정책 변경이 어려움을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FA에 등록된 선수는 변경 사항과 앞으로 참여 방식을 설명해 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FA는 원래 반대 입장이었다. 이달 초 '12개월 이상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한 성전환 여성은 FA 여자축구 경기 출전을 허용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영국 대법원의 판결 후에 입장이 바뀌었다.
영국 대법원은 '스코틀랜드 여성을 위해'(For Women Scotland·FWS)라는 단체가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소송에서 "2010년 평등법의 성별(sex) 정의는 명확하게 성별이 이분법적임을, 즉 사람은 여성이거나 남성 중 하나라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대법원 판결에 스코틀랜드축구협회(SFA)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SFA는 성전환 여성의 여자 축구 출전을 금지하는 새로운 성별 정책을 도입, 2025-2026시즌부터 스코틀랜드에서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선수만 여자축구 경기에 출전하게 했다. 새로운 정책은 13세 이하(U-13)부터 성인까지 모든 경기에 적용되고, 유소년 및 아마추어 리그를 포함한 스코틀랜드 전역의 모든 여자 축구 경기에 적용된다.
스코틀랜드축구협회의 규정 변경은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럭비, 수영, 육상 등과 보조를 맞추는 차원으로, 이들 종목은 남성 사춘기를 겪은 사람의 여자부 출전을 제한하고 있다.

FA도 몇 주만에 규정 검토에 들어갔다. 'BBC'는 지난 30일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몇 주 전 내린 성전환 여성의 여자축구 출전 허용 결정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 법적 자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FA 또한 성전환 여성이 여자 축구 출전 금지를 확정했다.
축구 뿐만 아니라 성전환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가하는 건 현재까지 많은 논란을 만들고 있다. 일부 팬들은 공정성 문제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펜싱과 축구 등 일부 스포츠에선 성전환 여성을 상대팀으로 만나면 시합을 거부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을 사실이다. 기록 대결 스포츠로 보면 그 차이가 더 명확하다.
역도를 보면 지난 2025년 5월 기준, 라샤 탈라가제(조지아)가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에서 인상 225kg, 용상 267kg을 들어 남자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반대로 여자 최중량 세계기록은 러시아의 타타냐 카시리나(인상 155kg, 용상 193kg)다. 또 복싱, 레슬링 등 직접 대결 스포츠에서 남여가 1대1로 격돌하는 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일부 팬들이 공정성 문제를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축구도 비슷하다. 90분 동안 필드 위에서 자유도가 높은 스포츠다. 몸싸움이 매우 격하다. 얼마 전 리버풀과 브라질의 전설적인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가 지난 3월 콜롬비아와 A매치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뇌진탕으로 쓰러졌다.
알리송은 193cm에 91kg으로 축구 선수 중에도 좋은 편에 속하는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선수도 상대 남자 선수와 충돌하면 부상을 당한다. 이런 남자 축구판에서 뛰던 선수가 성전환 후 여자 축구에 들어가 이런 격한 플레이를 하면 더 큰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한편, FA의 공지에 일부 팬들은 "성전환 여자끼리 따로 경기해라", "여자 선수 입장에선 도핑한 선수랑 경기하는 것과 같다", "염색체가 다른데 여자 스포츠판에 들어오는 건 반칙이다" 등 성전환 여성이 여자 스포츠에 참가하는 것에 불편함을 보이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사진=연합뉴스 / X 캡처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