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 후벵 아모림 감독이 최근 터진 빅토르 요케레스 이적설을 두고 확실한 입장을 전했다.
아모림 감독은 만약 요케레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려는 이유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싶기 때문이라면 그런 선수는 필요 없다며 자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하고 싶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요케레스는 이번 시즌 45경기에 출전해 50골을 터트리며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확실한 공격수를 영입해야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요케레스 영입설에 대해 자세를 낮출 수도 있었지만, 아모림 감독은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고자세를 유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자존심을 세웠다.
아모림 감독은 오는 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열리는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화제가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요케레스 영입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요케레스 영입을 확정 지었다는 소식은 지난달 28일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인사이더'의 보도로 전해졌다.
당시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스포르팅 CP의 슈퍼스타 빅토르 요케레스 영입이 던 딜(done deal)이라고 확신 중"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비공개적으로 열심히 노력했으며, 이제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케레스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4월21일에 아스널이 요케레스를 영입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이적시장 초반에 계약을 맺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공격수와 아모림 감독의 관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적을 마무리할 거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널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요케레스를 품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리그의 명문 구단 스포르팅CP에서 활약 중인 요케레스는 지난 2023년 스포르팅에 입단한 이후 두 시즌 연속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23-24시즌 50경기에 출전해 43골 15도움을 올렸고, 이번 시즌에는 45경기에서 50골 11도움을 기록 중이다.

요케레스는 190cm에 육박하는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스피드, 드리블 능력, 연계 능력, 그리고 찬스 메이킹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결정력은 당연히 유럽 내 스트라이커 중 최고 수준이다. 부상 없이 꾸준히 커리어 상승 곡선을 그렸고, 26세로 이제 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라는 점도 요케레스의 몸값을 올리는 요소다.
스트라이커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와중에 요케레스가 등장하자 많은 빅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요케레스는 스포르팅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구단들과 연결됐다. 그러나 요케레스의 선택은 잔류였다.
이유가 있었다. 스포르팅 잔류는 더 수월하게 이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요레케스의 계획이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요케레스의 기존 바이아웃은 8570만 파운드(약 1647억원)였지만, 그가 2023-24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바이아웃 금액이 하향 조정됐다. 요케레스를 영입하려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부담이 줄어들었으니 요케레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요케레스도 말 그대로 팀을 골라서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 메일'은 요케레스가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으로 이적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직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번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대회 준결승에 오른 상태다. 4강 상대인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 혹은 노르웨이의 강호 보되/글림트와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아모림 감독은 요케레스가 팀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이유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생각이라면 그 생각을 접어두는 게 좋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요케레스 영입 말인가? 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에 따라 이적을 결심한다면 그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하고 싶어하는 선수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모림 감독은 자신의 제자와 관련된 이적설이기 때문에 더욱 냉정하고 객관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아모림 감독과 요케레스는 아모림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하기 전 스포르팅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 요케레스는 스포르팅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애매한 공격수였지만, 스포르팅에서 아모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유럽 전역의 빅클럽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