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야구장을 잘못 지었다"는 농담이 나올 만하다.
올해는 개장한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한화 이글스 신구장을 보면 그렇다. 1만7000석 관중석이 터무니 없이 적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역대급' 좌석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황영묵의 역전 투런포와 문현빈의 쐐기 솔로포를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3위였던 한화는 이로써 4연승을 달리며 선두 LG와 승차를 1.5게임으로 좁혔다. 최근 14경기에서 8연승 뒤 2연패, 그리고 다시 4연승을 달렸다. 12차례 승리가 모두 선발 투수들이 이뤄낸 승리다.
반면 초반 폭풍질주하며 사상 100승 기세를 내달리던 LG는 시즌 첫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삼성과 한화, 롯데 등 2위 그룹에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선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 류현진과 요니 치리노스가 선발 대결을 펼친 가운데 한화가 선취점을 뽑았다.
한화는 2회말 선두타자 노시환이 볼넷을 고른 뒤 채은성이 홈런성 타구가 LG 중견수 박해민의 그림 같은 호수비에 아쉽게 잡혔다.
그럼에도 이진영의 우전안타와 이도윤의 후속 땅볼로 선취점을 뽑았다.

LG는 5회초 2사 후 박동원이 우월 솔로홈런을 날려 1-1을 만들었다. 이어 7회초엔 오스틴 딘과 문보경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김현수가 내야안타를 때려 2-1로 역전시켰다.
한화가 공수 교대 뒤 선두타자 이진영의 중전안타와 이도윤의 희생번트로 이어간 1사 2루에서 대타로 나선 황영묵이 대전구장 우측펜스 '몬스터 월'을 넘어가는 통렬한 투런홈런을 쏘아 올려 3-2로 재역전했다.
한화는 8회말 문현빈의 솔로홈런과 대타 허인서의 2루타로 2점을 보태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6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드라마 같은 뒤집기 승리를 챙겼다. 지난달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단 1점만 뽑으면서 극도의 '고구마 야구'를 선보였던 한화가 한 달 만에 180도 달라져 LG에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한화 팬들은 다시 한 번 환호성을 내지를 만하다. 이제 KBO리그 일정의 25% 정도를 소화했지만 다른 팀 감독들이 감탄할 정도의 탄탄한 선발진 위력이 나타나고 있어 모처럼 가을야구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관중 대박'을 치는 한화 홈구장에 구름 관중이 들어차고 있다.
한화 신구장은 총 좌석이 1만7000석이다. 당초 2만석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영장이나 몇몇 개방형 좌석이 꽉 들어찼을 때가 그렇고 이번 시즌은 개막전부터 만석을 1만7000석으로 못 박았다.

한화는 신구장 개장 뒤 총 16차례 홈경기를 치렀는데 총 관중 26만 9268명, 평균 관중 1만6829명이 들어차 좌석 점유율 99.0%, 정확히는 98.9956%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전 경기 매진이라는 뜻이다. 주중이고 주말이고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점점 되고 있다. 이번 LG전도 주중 시리즈였지만 29일과 30일 모두 1만7000석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1964년 개장해 60년간 활용했던 옛 홈구장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최대 수용인원이 1만2000명이었다. 새 구장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41.7% 늘어난 1만7000석으로 일단 개장했으나 팬들의 열기를 전부 수용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 "파격적인 관중석 증원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화는 지난해 옛 구장을 마지막으로 쓸 때 71경기 중 47번 매진을 찍었다. 올해는 16차례 홈경기 중 13번이 매진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58차례 정도의 매진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화 성적이 좋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매진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한화이글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