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충무아트센터, 이창규 기자) 손호준, 유승호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킬링시저'로 다시 뭉쳐 관객들을 만난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넥스트랩에서 연극 '킬링시저' 연습실 공개 현장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정 연출, 오세혁 작가, 배우 김준원, 손호준, 양지원, 유승호가 참석했다.
'킬링시저'는 ‘공화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시저 암살이 결국 또 다른 독재자를 탄생시키는 아이러니를 무대화한 작품.

'줄리어스 시저'를 원작으로 시저 암살에 초첨을 맞춰 재해석한 이 작품은, 젊은 감각의 김정 연출과 오세혁 작가, 그리고 음악에 지미세르와 채석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김준원, 손호준, 양지원, 유승호 배우의 캐스팅을 발표했으며, 양지원과 유승호는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올라 한층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세혁 작가는 "예전부터 시저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권력'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해서 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권력을 무너뜨려서 올바른 권력을 세우려는 자로 생각했다. 그런데 원작을 읽으며 비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건, 각자가 생각했던 정의와 로마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정 연출은 "한 인간의 힘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고 또 추락할 수 있는지, 지금의 이야기 가능성을 바라보며 작업했다"고 연출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유승호와 손호준의 대중적 이미지를 역으로 깨고 싶었다면서 "전작을 보진 않았지만 이 캐릭터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미리 이야기했다. 메인 배우로 캐스팅할 때 굉장히 신중하게 진행했다. 배우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깨고 넘어가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까, 오히려 대중이 오랫동안 본 나를 깨면서 관객에게 흥미로운 지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말 진지하게 몸을 다 바치는 극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정성을 다한다면 관객들이 와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텍스트적으로 난해해 관객들이 낯섦을 느끼겠지만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극중 공화국의 이상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딜레마 속에 갈등하는 이상주의자 브루터스 역을 맡은 유승호와 로마의 절대적 지도자이나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전 암살당하는 시저 역을 맡은 손호준은 지난해 연극 '엔젤 스 인 아메리카'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다시금 연극 무대로 관객을 찾게 된 손호준은 "연극을 시작하기로 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또다른 배움이다.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오는 배움이 크다고 생각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하면서 많이 배우고 연극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킬링시저'라는 작품도 너무 매력 있게 다가왔고, 역시나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데뷔 후 두 번째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유승호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바. 이에 대해서 유승호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못 들었던 건 사실이고 그만큼 제가 부족했던 것이기에 인정한다"면서 "그 땐 무대공포증도 심했고, 관객들 앞에서 공연한다는 자체가 큰 도전이었는데 어려운 것들 투성이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 시절이 다시 그리워진다. 많은 선배분들이 무대에서 연기한 순간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순간이 제게도 오더라"면서 "제가 조금 많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손호준, 양지원 배우와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제 안에 무언가 도전하고 깨고 싶은 게 있지 않나 싶어서 무대 올라가기 전까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관객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왜 '굳이 이 시기에 이런 연극일까' 하는 궁금점이 가득하실텐데, 저도 궁금하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관객분들의 생각이나 판단에 맡기고 싶다"면서 "브루터스를 통해 인간이 올라갔다 추락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처절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첫 도전이었던 '엔젤스 인 아메리카' 이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유승호는 "아직 뭐가 달라졌을지는 모르겠다. 하던대로 노력하고 있다. 양지원 배우와 통화하고 얘기하면서 하고 있다. 코러스 배우들도 베테랑이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마음가짐, 감정, 무대 위 기술 닥치는 대로 몰라도 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부디 잘 발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손호준은 "저희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고, 작품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데 어렵지 않게 만드는 게 저희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첫 공연까지) 시간이 좀 있는데, 찾아주시는 분들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멋진 공연 올려드릴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한편, '킬링시저'는 5월 10일부터 7월 20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사진= ㈜토브씨어터컴퍼니,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