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이 구단 최고경영자와의 갈등으로 사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QPR에서의 최근 활약이 돋보인 한국 유망주 양민혁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24일(한국시간) 독점 보도를 통해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이 크리스티앙 누리 QPR CEO와의 관계 악화로 이번 여름 사퇴 가능성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푸엔테스 감독은 2023년 11월 스웨덴 하마르비를 떠나 QPR에 부임한 이후,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며 팬들의 지지를 얻은 인물이다. 하지만 구단 운영 방식과 미래 비전에 대해 누리 CEO와 지속적인 마찰을 겪으면서, 양측의 불화가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푸엔테스 감독은 팀 내 부상자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퍼포먼스 디렉터 벤 윌리엄스에게 스포츠 사이언스 및 의료, 물리치료, 영양 등 선수 관리 전반을 두바이에서 원격으로 맡긴 것에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는 것이 매체의 주장이다.

여기에 세트피스 코치 영입이 경영진에 의해 무산된 점, 그리고 지난 여름 500만 파운드(약 94억원)를 들인 잔 셀라르와 니콜라스 매드센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 점 등도 누적된 갈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푸엔테스 감독은 최근 스완지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팬들은 나를 처음부터 따뜻하게 맞아줬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단순히 챔피언십에 잔류하는 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구단의 장기적 비전과 다음 단계로의 도약에 대한 명확한 보장을 원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QPR은 시즌 마지막 두 경기로 이미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지은 번리,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선덜랜드를 상대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매체에 따르면, 선덜랜드는 지난해 여름 시푸엔테스 감독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었던 팀이며, 현재 그가 QPR을 떠날 경우 새 감독을 찾고 있는 노리치 시티와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 등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QPR로 임대 이적한 한국 축구 최대 유망주 양민혁의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민혁은 지난 1월 토트넘에 입단한 직후, QPR로 6개월 임대 이적하며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14경기 출전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고,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양민혁은 현재 로테이션 멤버로 간헐적이지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고 있으며, 잔류 여부는 QPR의 차기 시즌 감독 및 운영방향과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 속, QPR이 다음 시즌 양민혁을 재임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리그월드'는 지난 15일 "QPR은 양민혁의 성장을 돕는 완벽한 환경"이라며 "QPR이 2025-2026시즌에도 그를 재임대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 루이스 모이어는 "양민혁은 뛰어난 재능을 지녔고,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하고 있다"며 "다음 시즌에도 QPR에서 풀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더 큰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푸엔테스 감독이 팀을 떠날 경우, 현재의 전술 체계와 선수 육성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양민혁의 QPR 잔류 여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운 감독이 양민혁을 중용할지, 혹은 전혀 다른 전력을 구상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시즌 종료 후 양민혁이 다시 돌아가야 할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며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일 보도는 "토트넘이 양민혁을 곧바로 1군에 편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재임대 시나리오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양민혁이 토트넘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바 있다.

양민혁은 현재 QPR 팬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현지 언론도 양민혁의 다재다능함과 기술력, 그리고 돌파 의지는 팀에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 내부의 리더십 혼선과 시푸엔테스 감독의 거취 문제는 QPR의 다음 시즌 구상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민혁의 재임대 논의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만큼, 여름 이적시장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사진=QPR/더 선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