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니셔티브에 항상 긍정적…우크라 정권 대표도 같은 생각이길"
정권교체 주장하다 트럼프 압박 속 변화?…젤렌스키 "어떤 대화에도 준비"
정권교체 주장하다 트럼프 압박 속 변화?…젤렌스키 "어떤 대화에도 준비"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요구하던 푸틴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 공격 중단을 위한 어떠한 논의에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어떠한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든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며 "우크라이나 정권 대표들도 같은 생각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자신과 대화할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작년 5월 종료됐지만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가 무기한 연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한 뒤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는 방안을 암암리에 모색해왔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회견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양자간 (논의를) 포함해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이는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상과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으나 수용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밤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최소한 민간인 공격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어떠한 대화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양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종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초기 몇 주간을 제외하면 양국 간 직접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부활절이 끝나고 전투가 재개됐다고 선언하고, 전날 '민간시설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습을 30일간 중단하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분석 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제안에 대한 문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민간 시설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스크바 시각으로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를 부활절 휴전 기간으로 정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 기간에도 상대가 공격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서로를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기간 우크라이나군이 거의 5천건의 휴전 위반을 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전반적으로 적의 전투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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