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이란에 레드라인…"핵폐기 거부하면 다음 수순"
연합뉴스
입력 2025-04-12 20:58:49 수정 2025-04-12 20:58:49
오만서 핵협상 앞두고 WSJ 인터뷰…"타협점 안 찾겠단 의미는 아냐"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가 12일(현지시간) 이란과 고위급 핵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레드 라인'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위트코프 특사는 11일 보도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첫번째 요구사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입장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라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오늘날 우리의 입장"이라고 적시했다.

그는 "그렇다고 우리가 양국간 타협점을 찾기 위한 다른 방안을 주변부에서 찾아보지 않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이란을 향해 "우리의 '레드라인'이 있을 곳은 '당신들의 핵역량 무기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첫 회담은 "신뢰 구축에 대한 것이고 우리가 합의하는 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지 구체적인 합의 조건에 대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란과 모든 합의는 이란이 핵폭탄을 제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실질적 검증 조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란이 핵프로그램 폐기를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넘겨 다음 수순을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 경우 잠재적으로 백악관이 이란의 핵활동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와 관련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일(현지시간)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만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란 외무부 제공.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과의 핵협상이 오는 11일 개시된다고 발표하면서 협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란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미 지하 핵시설 파괴용 무기인 '벙커버스터'를 실을 수 있는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지근거리에 배치하는 등 중동에 전략자산을 증파한 상황이다.

미국의 중동내 최우방이자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감시 하에 이란 핵물질 농축 시설을 제거한다는 것이 합의 내용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사적 선택지'가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12일 오만에서 위트코프 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을 상대로 핵협상에 나선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국영 매체 인터뷰에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라는 미국 측 구상에 정면으로 맞서왔다.

당시 그는 "미국은 그저 꿈을 꿀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협상에 대해 "예단하지도, 예측하지도 않겠다"면서 "우리는 다른 측의 의도와 얼마나 진지한지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다음 움직임을 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2017∼2021년) 당시인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준(準)무기급 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고, 현재는 사실상 핵보유국 문턱까지 온 것으로 평가된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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