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우리가 이겼으니까 괜찮다. 단 제구력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지난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투수들이 나란히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면서 기분 좋은 팀 완봉승을 챙겼다.
KT는 먼저 선발투수로 출격한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7이닝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불펜진도 롯데의 저항을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승전고를 울렸다.
다만 KT의 승리가 확정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박영현이 고전하면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박영현은 선두타자 전준우를 좌익수 뜬공, 빅터 레이예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어렵지 않게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손에 넣었다. 두 타구 모두 배트 중심에 비교적 잘 맞았지만 워닝 트랙 근처에서 잡히는 행운도 따랐다.

하지만 박영현은 9회말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승엽을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내주면서 흐름이 묘해졌다.
박영현은 2사 1루에서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까지 겹쳤다. 손호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상황이 2사 1·2루로 악화됐다. 홈런 한 방이면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위기에 몰렸다.
박영현은 KT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대타 조세진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148km/h짜리 직구를 결정구로 고비를 넘겼다.
이강철 KT 감독은 29일 롯데전에 앞서 박영현 관련 질문을 받은 뒤 "팀이 이겼기 때문에 다 괜찮다"며 "(전준우, 레이예스에게) 큰 타구를 맞기는 했지만 기록지에는 좌익수 뜬공, 우익수 뜬공으로만 기록된다"고 마무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강철 감독은 다만 박영현이 조금 더 제구력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박영현은 2025 시즌 개막 후 3경기에 등판, 4⅓이닝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도 높은 편이지만 피안타율은 0.294,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85로 세부 지표도 좋지 않다.
박영현은 지난해에도 4월까지 12경기에서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6.91로 초반 페이스가 좋지 못했던 가운데 2025 시즌에도 깔끔한 스타트를 끊지는 못한 상태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의 구위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롯데전에서도 최고구속 150km/h의 직구를 뿌린 만큼 컨디션도 좋다고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이 카운트가 유리할 때 (스트라이크 존에 실투로) 몰리는 공이 나오고 있다.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실투는 통타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영현이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컨트롤을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강철 감독은 "내가 현역시절 때만 하더라도 150km/h을 던지는 투수는 한 가운데 던져도 타자들이 잘 공략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다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진 데다 타자들도 잘 대처한다. 코너윅이 되지 않는 공은 의미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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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