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차관지원, 2029년부터 무기 직접판매로 점진 전환…안보파트너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향후 20년간 양국 관계를 '재조정'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12일(현지시간) '미-이스라엘 전략: 특별한 관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2029-2047'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방 전문가들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한때 재정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미국의 경제 파트너로 발전한 것처럼, 이제는 군사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안보 파트너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대이스라엘 군사 원조를 축소해야 한다면서도, 무역은 강화하고 적국에 대한 제재 부과 등의 방식으로 양국 간 견고한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협력 프로그램' 지출은 늘리면서 2047년까지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이스라엘은 2039년부터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2029년부터 2047년까지 미국은 이스라엘의 무기 조달을 위한 군사 차관 지원을 직접적인 군사 판매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이스라엘은 2048년 독립적인 미국의 완전한 파트너로서 (이스라엘 건국)100년을 축하하는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동시에 협력 프로그램 지출에서 늘어난 투자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 방위 산업 관계가 계속해서 확대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2029 회계연도부터 이스라엘을 위한 대외군사차관을 연 40억달러(약 5조8천억원)로 늘린 다음, 2032년부터는 매년 2억5천만달러(약 3천640억원)씩 단계적으로 줄여 2047년에 종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미 보수층과 공화당원이 이스라엘에 오랜 지지를 표명해온 점을 고려할 때 저명한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주목할 만한 입장 변화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구상에 반발하는 듯한 모습이다.
야히엘 레이터 이스라엘 주미대사는 헤리티지 재단의 새 보고서 홍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고 미국 유대인 관련 매체 '주이시 인사이더'(Jewish Insider)가 보도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은 성명에서 "행사 형식과 관련한 의사소통 오류로 인해 유감스럽게도 대사가 참석할 수 없겠지만, 향후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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