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2대가 폭탄 8발 민가 오폭했는데…軍, 100분 지나서야 발표(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3-06 17:38:51 수정 2025-03-06 19:19:42
'민가에 폭탄' 민간인 신고로 사고 알려져…공군, 초반 오폭 인지 못했을 가능성
공군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 바로 알았지만 공군 탄 맞는지 확인 필요해"


포천 민가에 폭탄 오발사고(서울=연합뉴스)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6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6일 한미연합훈련 중 전투기 오폭으로 여러 사람이 다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군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2대에서 공대지 폭탄 MK-82 8발이 비정상적으로 투하돼 민가 지역에 떨어졌고 민간인과 군인 등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2004년 우리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포탄 낙하 사고로 통제된 마을 일대(서울=연합뉴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3.6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날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선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정례적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와 연계한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육군과 함께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F-35A, F-15K, KF-16, FA-50 등 13대의 전투기가 참가했다. 주한미군 전투기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오폭 사고는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낙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포천 민가에 포탄 낙하 사고(서울=연합뉴스)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민가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군인, 소방관 및 관계자들이 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다. 2025.3.6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오폭 사고는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민가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민간인이 관계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민가에 떨어진 MK-82 폭탄은 오전 10시 4분에 투하됐는데, 공군은 11시 41분에서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이 때문에 공군이 초반엔 오폭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가 보도를 접한 뒤에야 진상 파악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육군 장비를 포함해) 다량의 실사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공군의 탄이 맞는지 등 확인이 필요했다"고 발표가 늦어진 경위를 해명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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