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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에 다시 휩싸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윙어들이 줄부진으로 무너진 가운데 다음 시즌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2년 정도 전성기 마지막 자락을 맞을 손흥민이 가성비 넘치는 공격수여서다.
손흥민은 현 소속팀 토트넘에선 180억원을 받아 최고 연봉자로 꼽히나 뮌헨으로 이적하면 달라진다. 연봉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크로스와 골결정력, 드리블은 여전히 유럽 무대 수준급이다. 이번 시즌엔 패스 능력까지 갖춰 어시스트를 쏙쏙 뽑아내고 있다.
최근 토트넘 홋스퍼가 내부적으로 손흥민 잃을 가능성을 비중 있게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프레임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버리는 것처럼 여겨졌으나 거꾸로라는 얘기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결별하고 축구 인생 마지막을 불태울 무대를 찾고 있다. 올시즌을 종료되는 계약기간이 토트넘의 1년 연장 옵션 행사로 늘어나 내년 6월 끝나는데 유료 이적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지난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기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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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이 없으며 토트넘에서 은퇴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내보내려는 게 아닌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스페인의 축구 매체 '피차헤스'가 손흥민의 뮌헨 입단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26일 "손흥민이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할 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불안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면서 "손흥민이 검토 중인 옵션 중 한 곳이 바로 뮌헨이며 매력적인 행선지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이어 "뮌헨은 다음 시즌을 맞아 공격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플레이스타일이 뮌헨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 12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 없는 시즌을 맞이했으나 기본적으론 매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기본으로 독일축구협회컵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노리는 구단이다.
60년 넘에 리그 무관에 그치고 있는 토트넘과는 우승 가능성 측면에서 차원이 다른 명문 구단이다. '피차헤스'도 손흥민의 이런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선 뮌헨이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뮌헨은 손흥민의 경력 마지막 단계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손흥민이 뮌헨에 매력 느낄 수 있는 이유를 알렸다.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은 이전에도 한 번 제기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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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가 지난해 12월 중순 뮌헨이 손흥민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하더니 독일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매체들이 손흥민의 뮌헨 이적설을 다뤘다.
특히 토트넘에서 2015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47골을 합작했던 케인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케인은 지난해 12월 중순 팬포럼에 등장해 전 직장인 토트넘 선수들 중 누굴 데려오고 싶은가란 질문을 받자 지체 없이 "쏘니(손흥민 애칭)"라고 밝혔다.
그러더니 "그와의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손흥민이 지금 뮌헨에서 활약할 수 있는 공격수라고 강조했다.
유력지 '빌트'가 케인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케인이 원하는 선수는 한국의 폭풍 스타 손흥민"이라면서 "손흥민은 뮌헨에 올 여건을 갖췄다. 독일에서 뛰었고, 독일어도 잘 한다. 내년 6월에 토트넘과 계약도 끝난다. 막스 에베를 단장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긍정 검토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이후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기간을 1년 늘리면서 뮌헨 이적설도 잠시 사라졌으나 이번 피차헤스 보도 등으로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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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입장에선 토트넘을 떠날 경우 뮌헨이 최고의 행선지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2009년 17살의 나이로 독일 함부르크에 건너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대성의 꿈을 키웠다. 2013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하며 유럽이 주목하는 공격수가 됐다.
2015년 토트넘으로 옮겼다.
분데스리가 적응, 독일어, 독일 문화 적응 등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뮌헨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영입하면 후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케인은 뮌헨 입단 첫 시즌인 2023-2024시즌엔 레로이 자네와 좋은 호흡을 이루며 뮌헨에 연착륙했다.
지금은 자네마저 휘청거리면서 공격에 구멍이 났다. 자네가 최근 방출 대상에 오를 정도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는 연봉 285억원을 나란히 받고 있는데 존재감이 거의 없다. 윙어 3명 모두 분데스리가에선 가끔씩 활약하지만 수준 높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졸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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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180억원을 연봉으로 받는 손흥민이 뮌헨에 오면 오면 멀티 공격수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뮌헨은 해리 케인이 몇 차례 부상을 당했는데 그 때마다 토마스 뮐러 등 미드필더를 최전방에 세울 정도로 공격수 부족을 느꼈다.
그런데 케인의 입지가 워낙 확고하다보니 아무도 뮌헨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손흥민을 영입하면 윙어는 물론 케인이 다치거나 쉬어야 할 때 최전방 공격수로도 쓸 수 있다. 특히 '공격수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중위권 및 하위권 구단과의 맞대결에선 문제 없이 통한다.
더 나아가 '손·케 콤비'라 불리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 콤비가 뮌헨에서 재결성하는 의미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케인이 골로 넣거나, 케인의 도움은 손흥민이 득점으로 연결한 경우가 47차례나 된다.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로그바 등 첼시 레전드 둘이 일궈낸 36골을 크게 뛰어넘었다.
뮌헨이 손흥민을 데려온다면 다시 한 번 케인과 환상적인 호흡이 분데스리가에서 재현될 수 있다. 최근 케인은 최전방에서 다소 외로운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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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측면에서도 손흥민은 환상적인 카드다. 손흥민이 뮌헨에 오면 그와 관련된 용품 판매가 활활 타오를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33살인 만큼 장기 계약은 어렵지만 뮌헨이 적절한 이적료를 주고 일단 2년 계약을 하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발롱도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